금융감독원에 의해 분식회계기업으로 지목된 기업들이 14일 된서리를 맞았다. 시장 전문가들은 한국판 ‘미니 엔론사태’로 해당 기업 주가가 당분간 약세를 면치못할 것으로 보면서도 시장 전체에 악영향을 미치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감독당국의 조치가 시장 투명성을 높이고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더 높은 신뢰감을 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이날 증시에선 감리결과가 공식 발표되기 전인 개장초부터 13개 분식회계 기업의 실명이 인터넷망을 타고 돌며 거명된 기업들의 주가가 폭락했다. 징계수위 결과가 예상보다 완화될 것이라는 소문이 도는 기업은 한때 낙폭을 줄이기도 했지만 거래소의 LG산전과 한화 한화석화 동국제강 동부제강 동부건설 동부화재 신화실업 SK케미칼 대한펄프 흥창, 코스닥의 대한바이오링크 등은 5~11%의 급락세를 보였다.
또 당초 오후 1시30분에 발표될 예정이었던 감리결과가 오후 5시로 연기되자 결과를 기다리던 투자자들은 “분식회계 발표가 하루종일 시장의 발목을 잡았다”며 불만을 터트렸다. 해당 기업들은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저마다 대책 마련에 분주했으며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증권사 등을 상대로 “회계사가 지분법상 상각기간을 단기 처리하는 오류며 제재는 가벼울 것”이라는 해명을 잇따라 내놓는등 진화에 안감힘을 썼다.
현대증권 오현석 투자전략팀장은 “이번 분식회계 적발은 영업과 관련된 것이 아니라 해당 기업의 회계처리 절차에 관한 문제인 만큼 장기적인 압박 요인은 결코 아니다”라고 말했다. 신한증권 박효진 투자전략팀장도 “미국의 엔론은 과거 대우의 분식회계와 맞먹는 위력인 반면 이번 사안은 구조조정 및 자회사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비교적 경미한 문제”라며 “시장이 과민반응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교보증권 김승익 투자분석팀장은 “분식회계 규모 등에 따라 퇴출까지 가능해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수요기반이 나빠질 수 있다"면서 "해당 기업들은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분석 대상에서도 제외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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