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리 23명중 20명은 확정했다. 나머지 3명은 공격과 수비수에서 뽑겠다.” 거스 히딩크 축구대표팀 감독은 튀니지와의 평가전을 앞둔 13일 오전(한국시간) 튀니스 엘 멘자 스타디움에서 외신기자들과 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히면서 대표팀 진용에 대한 구상을 상세히 설명했다.히딩크 감독의 이날 발언은 엔트리에 포함된 선수의 수와 미결정 포지션을 구체적으로 밝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히딩크 감독은 종전까지 엔트리에 대한 질문에 “90%는 확정됐다”는 막연한 대답만 반복해 왔다.
공격과 수비를 합해 3명만 결정되지 않았다는 히딩크 감독의 말에 따라 대표팀의 미드필드진은 확정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이을용 김남일 이영표 최성용 등 현재 주전 미드필더들은 갑작스러운 부상이 없는 한 한일월드컵에 출전한다. 수비수와 미드필더를 겸할 수 있는 송종국 유상철의 주전기용도 확실하다.
수비수는 홍명보를 비롯, 김태영 최진철의 주전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신예 조병국(21ㆍ수원)도 히딩크 감독이 염두에 두고 있는 후보로 거론된다.
최근 체력테스트에서 대표팀의 새로운 체력왕이 됐고 히딩크 감독도 이번 전지훈련을 통해 조병국을 적극 테스트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기 때문이다.
잦은 부상에 시달렸던 이임생(31ㆍ부천)과 현재 부상 중인 이민성(29ㆍ상무) 등은 상황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공격수 중에는 황선홍 최용수 설기현이 확실하며 윤정환 안정환 고종수가 마지막 고려 대상으로 꼽힌다. 히딩크 감독이 윤정환을 공격수로 생각한다면 그에게 아직 기회는 남아 있다.
안정환도 이번 2차례의 평가전에서 죽기살기로 뛰어야 할 것 같다. 히딩크 감독은 안정환이 미드필더가 아닌 스트라이커에 적합한 선수라고 말한 적이 있다.
고종수 카드가 여전히 유효할지도 관심이다. 부상에서 회복하지 못한 고종수가 오랜 공백을 뛰어넘어 월드컵에 출전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러나 대표팀의 현재 시스템에서 왼쪽공격수 자리가 정해지지 않았다면 고종수도 한 가닥 기대를 가져볼 만하다.
히딩크 감독은 “한국언론이 최종엔트리에 대해 왈가왈부해 압박감을 받지 않느냐”는 외신기자의 질문에 “프랑스월드컵 때도 그랬는데 선수들에게 마지막까지 기회를 주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