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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바브웨 대선 무가베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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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바브웨 대선 무가베 당선

입력
2002.03.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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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바브웨 선거관리위원회는 13일 로버트 무가베 현 대통령이 모건 츠방기라이 야당 후보를 42만여표차로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고 밝혔다.짐바브웨 치안당국은 소요 발생 가능성에 대비,전면적인 비상경계에 돌입했다.츠방기라이 후보는 이번 선거가 극십한 부정으로 점철됐다고 주장하면서 무가베 대통령의 대선승리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무가베는 누구

국제적인 관심을 끌었던 아프리카 짐바브웨 대통령 선거에서 집권 22년의 로버트 무가베(77) 대통령의 당선이 사실상 확정됨에 따라 무가베는 아프리카 최장 독재자의 지위를 계속 누리게 됐다.

1980년 영국에서 독립한 이후 초대 대통령이 된 그가 내던진 취임 일성은 마르크스-레닌주의에 입각한 일당 지배체제를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그는 20여 년이 넘는 무소불위의 장기 집권으로 짐바브웨를 빈곤과 무질서의 나라로 전락시켰다.

1980년 950달러였던 국민소득은 지난해 530달러로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국민의 절반 이상이 매일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빈곤한 삶을 살고 있다. 최근에는 백인 농장주가 소유한 토지를 강제 몰수하는 조치로 국제 사회로부터의 고립을 자초했다.

이번 선거에서 짐바브웨가 무가베를 선택한 것이 아니었다. 외신들은 유례없는 ‘공포 선거’를 통해 무가베가 선거를 ‘훔쳤다’고 비난하고 있다.

무가베는 어느 때보다 거센 도전을 받았다. 무가베의 부정 부패에 환멸을 느낀 국민들의 눈초리가 예전 같지 않았다. 무역노조 출신의 야당 후보 모건 츠망기라이는 이 같은 민심을 배경으로 20년 권좌를 위협했다.

무가베는 초법적인 정치테러로 맞섰다. 폭력배를 동원해 야당 지지자들을 협박, 살해하는가 하면 비판적인 보도는 모두 불법으로 엄단했다.

선거 준비기간 살해된 사람만 26명이 넘고, 7만 명 이상이 집과 직장에서 쫓겨났다. 유럽국가들이 보낸 선거감시단마저 내정 간섭을 빌미로 추방시켰다. 애당초 이번 선거는 각종 부정행위로 얼룩질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선거명부와 투표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국내에서의 철권통치는 성공한지 모르지만 앞으로 닥칠 국제사회의 제재와 민심 이반 등을 어떻게 넘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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