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현장에서 한국 역사를 가르치는 교사들이 기존 국정 국사 교과서의 21세기형 대안 교과서를 표방한 ‘살아있는 한국사 교과서’(휴머니스트 발행)를 냈다.현행 국사 교과서는 국정 1종만 인정되기 때문에 역사를 보는 다양한 시각을 담지 못하고, 내용도 학생들의 흥미를 끌지 못하며, 개설서를 요약한 듯 죽은 지식이 나열돼 있다는 게 책을 낸 전국역사교사모임(회장 김육훈 서울 상계고 교사)의 주장이다.
전국역사교사모임은 중ㆍ고교 역사 교사 2,000여 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책을 내는데는 5명의 필자와 20여 명의 검토위원, 그리고 100여 명의 연구자들이 참여했다.
이번에 나온 책은 중학교용으로 2학년 대상인 ‘민족의 형성과 민족문화’, 3학년 대상인 ‘21세기를 넘어 새로운 미래로’ 등 2권이다.
선사시대부터 조선 후기까지를 대상으로 하는 1권은 한민족이 형성되고 민족문화의 주요 요소들이 자리잡는 과정을, 2권은 외세에 맞서 자주적 근대국가를 건설하고 분단 극복 및 통일민족국가의 완성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각각 담고 있다.
김육훈 회장은 “무엇보다도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추려고 노력했으며, 역사를 생생한 인간이 살아 숨쉬는 현장으로 서술하려 했다”고 강조한다.
역사 속의 청소년의 모습을 생생한 이야기 형식으로 다룬 ‘청소년의 꿈’을 각 단원마다 둔 것이 대표적 보기이다.
근현대사의 비중을 크게 늘린 점, 여성의 입장에서 역사를 바라본 ‘여성과 역사’ 코너를 둔 것도 기존 교과서와 구별되는 점이다.
특히 비주얼 세대의 학습동기 유발을 위해 생생한 컴퓨터그래픽 기법을 도입한 사진, 일러스트레이션, 지도, 도표 등을 1,500여 컷이나 실었다.
전국역사교사모임은 9월에는 고교생을 대상으로 한 책도 2권으로 낼 계획이다.
김 회장은 국정 교과서만 국사 교과서로 인정하는 것에 대해 “역사를 보는 시각과 해석이 하나일 수 없기 때문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교과서는 이 책에서 밝힌 것처럼 학생들의 눈높이를 기준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점만은 분명히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박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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