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명보전' 내일 오사카서 개막우리 국보ㆍ보물급 문화재가 대거 일본 나들이를 한다.
2002 월드컵 한ㆍ일 공동개최를 기념해 마련된 ‘한국의 명보(名寶)전’이 15일 일본 오사카(大坂) 역사박물관에서 개막된다.
이번 행사는 양국의 국보급 문화재를 맞바꿔 전시, 서로 문화 이해의 폭을 넓히고 월드컵을 관람하는 전세계인들에게도 소개하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명보전은 5월 6일까지 오사카에서, 6월 11일~7월 28일에는 도쿄 국립박물관(東京)으로 자리를 옮겨 열린다.
일본측이 준비한 ‘일본 미술 명품전’은 월드컵 대회를 전후해 5월 14일부터 두 달간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이번 전시회에는 우리측에서 국보 31점, 보물 41점을 비롯해 모두 267점, 일본측에서는 국보와 우리의 보물에 해당하는 중요문화재 등 295점을 선보인다.
한국과 일본 모두 국보가 다수 포함된 문화재 해외 나들이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특히 우리 측 국보인 신라 금관총 금제대금구(88호) 불국사 석가탑 사리구(126호), 통일 신라 금동약사여래입상(28호), 송시열 초상화(239호) 등 5점과 보물인 하관계회도(869호), 팔상탱(1041호) 등 3점은 처음으로 외국에 소개되는 문화재들이다.
이밖에 명보전에 전시되는 주요 유물에는 국보인 신라 금관총 금관(87호), 조선 백자철화매죽문대호(白磁鐵畵梅竹文大壺ㆍ166호), 보물인 고구려 금동보살입상(340호), 단원풍속도첩(527호) 등이 포함됐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선사시대에서 조선시대까지 지배층 및 서민 문화를 대변하는 각종 유물을 두루 포함시켜 우리 문화를 균형있게 소개하는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한다.
우리 문화재는 지난달 22, 23일 이틀간 항공편으로 일본에 옮겨졌다. 일본은 만약의 사고에 대비해 우리측 전시 문화재 전체에 대해 총 188억9,360만엔에 달하는 보험을 들었다.
일본은 국보인 일본서기 권22, 무로마치(室町)시대 주무숙애련도(周茂叔愛蓮圖), 마키에(일본 칠공예 기법) 벼루함, 중요문화재인 목조 문수보살 및 시자상(侍者像) 등을 전시한다.
한편 나라의 ‘자존심’인 국보급 문화재를 전례없는 규모로 교류하는 행사인 만큼 준비 과정에서 잡음이 일기도 했다.
문화재위원회가 당초 목록에 들어있던 백제 금동대향로(국보 287호)와 조선 영조 어진(御眞ㆍ보물 932호)의 반출을 금지하자, 금동대향로에 각별한 관심을 보여온 일본이 항의서한을 보내 한때 갈등이 빚어진 것.
또 문화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일본측 전시품이 우리 것에 비해 격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전시회 준비 실무를 맡은 국립중앙박물관 김혜경 연구사는 “우리는 한반도 문화의 일본 전래에 관련된 유물에 관심이 많지만, 일본은 자국색 짙은 것을 내놓는 등 서로 보고 싶은 것과 보여주고 싶은 것 사이에 다소 이견이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 “이번 행사의 취지에 맞게 서로 상대국 문화를 편견 없이 이해하려는 열린 마음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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