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3일 양양 국제공항이 개항된다. 총 3,567억원을 투입하여 1997년부터 공사를 시작한 양양 국제공항은 제주 국제공항 다음으로 규모가 큰 공항으로 시험운행을 끝내고 개항 날짜만 기다리고 있다.양양 국제공항은 태백산맥으로 가로막혀 있던 한반도의 동서를 연결하고, 지역발전을 가져 올 것이라는 측면에서 지역주민의 숙원 사업이었다.
양양 국제공항이 동북아 허브(hub)공항으로서 자리매김하기를 간절히 바랬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와는 달리 현재까지 단 하나의 국제노선도 유치하지 못하는 등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중국과 일본에서의 향후 수요를 전제로 상하이∼양양∼제주 및 도쿄∼양양∼인천 노선에 전세기를 띄우겠다는 것이 전부다.
국내에선 대한항공이 시험운항 차원에서 김포∼양양∼후쿠오카를 한 차례 비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양양 국제공항은 개항 초부터 부정기 경유노선만 확보하고, 정기노선은 하나도 확보하지 못한 채 출발하는 꼴이 됐다.
설상가상으로 기능중복을 이유로 한 강릉 공항 폐쇄문제, 도로·부대시설 등 사회간접자본 설치에 따른 지방자치단체 부담 증가, 공항건설 과정에서 발생한 각종 주민피해 보상 등 내부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까지 산적해 있다.
양양 국제공항은 동해안과 지구촌을 연결하는 국제공항으로서의 위상을 확립해야 한다.
설악산과 금강산, 동해바다, 화진포, 낙산, 정동진 등 세계에서 보기 드문 자연조건을 갖고 있는 동해안 지역에 대한 관광수요는 매우 증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수익 측면에서도 충분히 타산을 맞출 수 있을 것이다.
양양 국제공항이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우선 국제항로 개설을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단순한 경유항로가 아닌 직항로 개설이 이뤄져야 한다.
지방자치단체, 항공당국, 강원도가 함께 참여해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이 문제를 검토해야 한다.
일본 중국 동남아 각국 등 현실적으로 관광수지를 맞출 수 있는 국가를 대상으로 항로개설을 추진하고, 차츰 미국 유럽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지역주민의 공항 살리기 노력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1998년 폐쇄 위기에 처했던 청주 국제공항을 회생시킨 청주지역 주민, 그리고 일본 돗토리현 국제공항을 주민의 협력으로 흑자로 전환시킨 사례를 본 받아야 할 것이다.
지방자치단체, 지역주민, 항공당국 모두가 공동의 이익을 위해 함께 노력할 때 양양 국제공항은 동북아 허브공항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사득환 동우대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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