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ㆍ4분기 D램 가격이 약세로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삼성전자가 다시 적정가 논란에 휩싸였다.발단은 최근 외국 증권사인 골드만삭스가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 의견을 하향 조정한 데에서 비롯됐다. 골드만삭스는 11일 보고서에서 “D램 산업의 펀더멘털이 단기적으로 고점에 도달했기 때문에 내달부터 D램 가격이 하락 압력을 받을 것”이라며 “D램 가격은 2ㆍ4분기와 3ㆍ4분기 정체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골드만삭스는 삼성전자 목표가(12개월)를 50만원에서 45만원으로 낮추고 투자 의견도 하향 조정했다.
12일에는 국내 증권사인 메리츠증권의 최석포 연구위원이 D램 고정가 인상이 불투명하다는 보고서로 골드만삭스의 전망에 힘을 실어줬다. 최 연구위원은 “지난해 11월 이후 7차례나 인상된 고정거래 가격이 현재 5달러 초반에 이르러 2분기가 D램 비수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높은 수준”이라며 “향후 메이저 PC업체들과의 장기 안정적 비즈니스를 고려할 때 D램 고정거래가를 추가 인상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은 삼성전자에 대한 긍정적 시각이 대세다. 골드만삭스가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낮춘 다음날 CSFB는 삼성전자의 순이익 전망을 상향 조정하며 목표가로 63만원을 제시, 오히려 맞불을 놨다. 이는 현재 국내ㆍ외 증권사의 삼성전자 목표가중 가장 높은 가격이다. CSFB는 “삼성전자의 올해 순이익은 6조2,000억원, 내년에는 7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며 “D램 뿐 아니라 TFT-LCD 판매가가 함께 상승하고 있고 휴대폰 부문도 급성장하고 있다는 점이 매우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메리츠증권 최 연구위원이 D램 고정가 인상이 불투명하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현대증권 우동제팀장이 반박했다. 우팀장은 “현재 삼성전자가 D램 고정가를 추가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고 실현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며 “인상폭은 10~15%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팀장은 또 ‘D램 비수기’ 지적에 대해선 윈도XP 수혜와 PC 메모리 수요 증가 등을 감안할 때 우려할 수준이 못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논란과 반박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사이 삼성전자 주가는 게걸음을 하고 있다. 6일 36만3,000원까지 치솟았던 삼성전자 주가는 12일 34만8,000원으로 마감했다. 그러나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한국 증시에서 가장 매력적인 주식을 꼽으라면 단연 삼성전자”라며 “트리플위칭데이를 앞둔 부담감과 적정가 논란에 따른 주가 하락은 오히려 삼성전자를 싸게 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일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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