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김성환씨 '또 다른 차명계좌' 발견김성환(金盛煥)씨 차명계좌에서 발견된 1억원의 출처와 사용처 규명에 특검팀의 수사력이 집중되는 가운데 김씨와 김홍업(金弘業) 아태재단 부이사장, 이수동(李守東) 전 아태재단 이사 3자간의 관계, 그리고 아태재단 운영에 있어서 김씨의 역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따라서 이의 규명을 위한 김 부이사장의 특검 소환도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공식적으로 알려진 김씨와 김 부이사장의 관계는 고교 및 학군단(ROTC) 동기, 그리고 김씨가 아태재단의 후원회원이라는 사실 정도다.
김씨는 최근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문제의 돈 1억원을 김 부이사장에게 빌려준 경위에 대해 “김홍업씨와는 40년 친구로 어려울 때 가끔 도움을 주고 받는 사이”라고 밝혔다. 단순한 개인적 친분 외에 별다른 사업상의 관계는 아니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김씨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석연치 않은 대목이 많다. 우선 김씨가 특검수사를 피해 잠적한 이유가 분명치 않다.
도망가면서까지 숨겨야 할 비밀이 무엇인가라는 기초적 의문제기서부터 아태재단 활동과 관련, 내밀한 정보를 가진 김씨가 김 부이사장을 보호하기 위해 잠적했다는 추측까지 제기되고 있다.
김씨가 ‘지기(知己) 관계’를 넘어서 모종의 역할을 했을 정황은 여러 군데서 감지된다.
지난해 이용호(李容湖) G&G구조조정 회장에 대한 검찰수사가 진행될 당시 신승남(愼承男) 전 검찰총장을 찾아가 동생 승환(承煥)씨가 이씨로부터 5,000만원을 건네 받은 사실을 알리며 수사에 압력을 가한 인물이 김씨라는 의혹은 특검수사 초기단계서부터 제기됐다.
특검팀은 또 발견된 1억원 외 별도의 자금이 김씨를 통해 김 부이사장 및 아태재단에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씨가 사실상 아태재단의 ‘비자금 총책’ 역할을 해 왔으며 이번에 드러난 1억원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설도 흘러나온다.
이와 관련, 김씨 및 김 부이사장과 친분이 돈독한 KBS 라디오국 이모 편성부장이 이씨로부터 1,000만원을 수수한 사실은 김씨 돈의 출처에 대한 의혹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이씨가 이용호씨로부터 금품을 건네받았다면 김씨와 이용호씨와의 관계역시 의심 받을 수밖에 없고 김씨 차명계좌 돈의 성격에도 강한 의문점을 드리우기 때문이다.
이수동 전 아태재단 이사와 김씨의 관계는 별로 드러난 것이 없다.
아태재단을 잘 안다는 한 관계자는 “김홍업씨는 아태재단 운영에 대해 거의 관여하지 않고 재단살림과 외부인사 접촉은 이 전 이사가 도맡다시피 했다”며 “이 전 이사와 김씨 역시 수시로 만나는 사이”라고 전했다.
현재 특검팀은 이 전 이사에게 전달된 김씨의 돈 4,400만원이 과연 아태재단측 주장대로 이씨의 퇴직금인지 아니면 대가성 금품인지에 주목하고 있다.
김씨 계좌에서 거액의 자금 거래가 드러났고 이 돈의 성격과 사용처를 밝히는 것이 특검팀의 최대 과제라는 점에서 결국 모든 진실은 김씨의 신병확보와 김 부이사장의 특검소환을 통해 드러날 전망이다.
노원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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