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을 따를까, 외국인을 따를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노는 물’을 달리하면서 거래소와 코스닥 시장이 상승-조정-재상승을 거듭하고 있다.코스닥 지수가 소폭의 등락을 거듭한 12일 외국인은 코스닥 시장에서 333억원을 순매수, 사흘째 ‘바이 코스닥’ 열풍을 이어갔다. 반면 거래소에서는 1,240억원을 내다 팔았다. 기관은 코스닥에서 62억원을 소폭 매수한 반면 거래소에서 865원을 대거 사 모으며 이날 지수반등을 이끌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주말까지는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코스닥에선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실적호전 중소형주나 신규등록 종목을, 거래소에서는 기관이 매집하는 옐로칩에 주목할 것을 권하고 있다.
우선 외국인들은 거래소 시장에서 목표 수익률을 달성한 대형주들을 팔아치우며 기대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코스닥 우량 종목들을 입질하고 있다. 이들이 2월 이후 코스닥 시장에서 2,500억원 이상을 순매수하자 지수안정은 물론 전체 거래량도 증가하고 있다. 세종증권 유지상 애널리스트는 “코스닥 시장이 수급부담에서 자유롭다는 이점과 함께 외국인의 관심도 증가하고있어 추가 상승 여력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반면 증권 보험 투신 등 기관들은 최근 단기 조정을 틈타 오히려 코스닥보다 거래소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기관은 이달 6일부터 5일 동안 거래소에서만 1,945억원을 순매수하며 외국인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재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삼성증권 황금단 애널리스트는 “기관들도 이제 밸류에이션(실적과 가치평가)에 근거한 투자형태를 선호한다”며 “조정 후 재상승이 기대되는 앞으로의 장세는 기관투자자가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관투자자들이 매수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에 대한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황 애널리스트는 또 “현재 국면은 1999년 5월부터 7월까지의 지수가 1,027포인트까지 상승했던 국면과 유사하다”며 “당시 주가는 경기회복과 유동성 증대로 본격적으로 상승했고 이전 국면에서 매수한 외국인은 이익실현 및 포트폴리오 교체에 주력한 반면 기관은 적극적으로 시장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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