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北·日 관계 악화 일로 "83년 런던서 실종 日유학생 납북"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北·日 관계 악화 일로 "83년 런던서 실종 日유학생 납북"

입력
2002.03.13 00:00
0 0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의혹 문제가 다시 불거져 냉랭한 북일 관계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일본 경시청이 1983년 영국에서 유학중 행방불명된 아리모토 게이코(有本惠子ㆍ당시 23세)를 북한에 의해 납치된 일본인 명단에 추가함에 따라 일본에서 다시 납치 문제가 크게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북일 관계는 지난해 총련계 조긴(朝銀)신용조합에 대한 일본 검ㆍ경의 대대적인 수사착수와 12월말 동중국해에서 침몰한 북한 공작선 추정 괴선박 문제로 모든 공식ㆍ비공식 대화채널이 단절된 상태다.

일본인 납치 문제는 그동안의 북일 국교정상화 교섭 등 북일관계 전반에서 일본측이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전제조건으로 제기해온 최대의 걸림돌이었다.

2000년 10월 이후 북일 국교정상화를 위한 실무 교섭은 일본내에서 납치문제를 해결하라는 가족들과 정치권의 압력이 커져 중단됐다.

북한측도 이 문제가 일본 정부에 주는 정치적 부담을 어느정도 이해해 1997년 비공식적으로 ‘북한 피납자’가 아닌 ‘행방불명자’로서 조선적십자사가 주체가 돼 진상조사를 하겠다는 유화적 입장을 보였었다.

그러나 조총련계 신용조합에 대한 수사와 괴선박 사건이 발생한 뒤 지난해 12월 북한측은 조사를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 이후 북일간에는 재외공관간의 비공식 접촉을 제외하고는 모든 공식 접촉이 끊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3월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간의 미일 정상회담에서도 고이즈미 총리는 일본인 납치 문제를 거론했고 부시 대통령도 협조를 약속한 바 있다.

더구나 이번 아리모토 납치 의혹은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분류하면서 늘 지적하는 요도호 납치범들이 관련됐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미국은 요도호 납치범들을 북한이 보호하고 있는 것을 북한이 테러범들을 지원하고 피난처를 제공하는 중요 증거로 꼽아왔다.

일본 정부로서도 신병인도를 요구해온 요도호 납치범들이 사건에 관련돼 있는데다 일본 경찰의 관계자 직접 조사에서 진술이 확보된 점을 중시하고 있다. 지금까지 다른 일본인 납치의혹들이 대개 한국에서 체포된 간첩이나 탈북 북송 재일교포들의 관련 진술에서 실태가 드러났던 것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일본 언론들은 납치 문제가 다시 불거지면서 괴선박의 조기인양을 촉구하는 여론이 커질 것이고 이에 따라 북일 관계는 더욱 냉각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또 이달 21일부터의 고이즈미 총리 방한 때도 납치 문제 해결에 대한 한국측의 협조를 요청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일부에서는 납치 문제의 해결을 요구하려면 어차피 북한측과 교섭을 할 수 밖에 없어 이번 문제가 북일 교섭 테이블을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지만, 납치사건 자체를 인정하지 않아온 북한의 태도로 볼 때 당장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도쿄=신윤석 특파원

ysshin@hk.co.kr

■아리모토 사건은

요도호 납치범의 전처(46)는 요도호 납치범의 지시로 1983년 영국에서 어학연수 중이던 아리모토게이코에게 접근했다.그리고 "일거리를 주겠다"며 덴마크 코펜하겐으로 유인한 뒤 북한 외교관에게 넘겨주었다.

아리모토는 고베 외국어대 재학 중인 1982년 4월 영국 런던에서 홈스테이를 하며 어학원에 다니다가 1983년 10월 중순 코펜하겐에서 가족에게 마지막 편지를 보낸 뒤 행방불명됐다.

이후 1988년 스페인 여행 중 행방불명된 다른 일본인 남자 2명이 "아리모토와 함께 평양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편지를 아리모토가족에게 보내와 가족들이 줄곧 일본 정부에 진상파악을 요구해왔다.

아리모토에 관한 진술을 한 요도호 납치범의 전처는 1977년 북한에 들어가 납치범과 결혼했다가 1987년 일보에 귀국했다.

1970년 요도호를 납치해 북한으로 망명했던 적군과 8명 중 다나카 요시미(53)는 1996년 태국에서 위폐 소지 혐의로 체포돼 일본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최근 북·일관계 일지

▼1999년 12월 국교정상화 예비회담 및 적십자 협의 2년만에 재개

▼2000년 10월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한 입장 차이로 교섭중단

11월29일 일본경찰,신용조합 부정 융자 사건관련,조총련 중앙본

부 압수수색

▼2001년 12월17일 조선적십자사 일본인 행방불명자 조사 작업 중단 선언

12월22일 북한 공작선 추정 괴선박 동종국해에서 일본 순시선 총

격으로 침몰

▼2002년 2월12일 북한 간첩혐의로 억류해온 전 니혼게이자이 신문 기자

석방

2월14일 도쿄 지방재판소 요도호 납치범 다나카 요시미에 징역 12

년 선고

3월 일본 정부 괴선박 해저조사 마치고 본격 인양작업 준비중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