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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나라당의 측근정치와 내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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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나라당의 측근정치와 내홍

입력
2002.03.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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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심한 내홍(內訌)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라이벌인 민주당쪽에서 다소의 잡음에도 경선다운 경선이 이뤄지고 있는 것에 비하면 아주 대조적이다. 박근혜 전 부총재의 탈당에 이어 중진급 인사들이 줄을 이어 보따리를 싸거나 지도부 비판에 가세하고 있다.

급기야 소장파 의원까지 들고 일어나 이회창 총재의 ‘측근정치’를 공격하며 이 총재의 당무퇴진과 인적 쇄신을 요구하고 나섰다.

가히 김대중 대통령의 총재직 사퇴를 불러왔던 지난 가을의 민주당 내분사태와 다를 바 없다.

그런데도 이 총재는 12일 “내 주변에 측근은 없다”고 당내의 비판여론을 일축했다. 본란(3월9일자)에서 이미 지적한 바 있지만 이 총재는 아직도 ‘제왕적 총재’의 모습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미 한나라당에서는 대선후보 경선은 고사하고 서울시장을 비롯한 시ㆍ도지사 후보 경선의 의미도 점차 퇴색하고 있다. 당권을 염두에 둔 부총재 경선도 벌써 막말을 마구 쏟아내고 있다.

반면에 이 총재 주변에는 여전히 “당을 떠날 사람은 빨리 떠나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이미 정권을 다 잡은 양 오만한 모습으로 국민을 실망시키고 있는 것이다. 민주주의적 가치는 어디론가 실종되고 없는 모습이다.

1993년 이 총재가 평생법관의 생활을 접고 김영삼 정부의 감사원장으로 외도한 이래 ‘정치인 이회창’으로 변신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군사정권 시절 ‘대쪽 법관’으로 널리 알려졌던 그에게서 YS와 DJ와는 다른 무엇이 있을 것이라는 국민적 기대가 그의 정치적 버팀목이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이 총재가 오늘에 이르러 ‘3김 정치’를 답습하고 있는 것에 우리는 안타까움과 함께 연민의 정을 금치 못한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10년 전의 초심으로 돌아가기를 이 총재에게 진심으로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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