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진짜 내 자리를 찾고 싶다.” 거스 히딩크 사단의 황태자 송종국(23ㆍ부산)이 8개월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홍명보(33ㆍ포항)에게 중앙수비수 자리를 넘겨줘야할 입장이어서 다시 ‘유랑생활’을 앞두고 있다.히딩크 감독이 “전술적인 부분을 포함해 모든 면에서 홍명보에 만족하고 있다”며 중앙수비수 자리를 맡기겠다는 의사를 거듭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송종국은 히딩크 감독이 어느 위치를 맡겨도 든든하게 생각하는 멀티 플레이어. 지금까지 중앙 수비수, 수비형 미드필더, 오른쪽 미드필더, 윙백, 플레이메이커 등을 두루 맡아왔다.
홍명보가 대표팀에서 제외된 뒤 중앙수비수로 발탁, 세대교체를 예고하기도 했다. 스페인 라망가 훈련캠프에서 진행되고 있는 전술훈련에서는 중앙수비수와 미드필더를 번갈아가며 소화하고 있는데 실전에서는 홍명보에게 중앙수비수 자리를 넘겨줄 가능성이 높다.
‘10가지 재주보다 한가지재주가 낫다’는 속담대로 송종국의 잦은 위치이동은 팀 전력에 마이너스라는 지적도 있다.
능력을 100%발휘할 수 있는 확실한 자리를 찾아줄 때가 됐다는 것이다. 송종국 역시 “(홍)명보 형과 선의의 경쟁을 하겠지만 나는 원래 미드필더였다”며 한 자리에 정착을 원하고 있다.
송종국이 가장 편하게 생각하는 포지션은 중앙 수비형, 또는 오른쪽 미드필더. “공을 많이 잡을수 있다는 점에서 중앙 미드필더가 마음에 들고 측면에 서면 공격에 적극적으로 가담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한다.
90년대 한국축구의 전설 홍명보와 선의의 경쟁을 말할 만큼 부쩍 성장한 송종국은 이번 스페인 전지훈련을 통해 분명한 자기자리 찾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송종국의 다재다능함을 살릴 것인지 아니면 전문화를 택할 것인지는 히딩크감독의 선택사항이다.
김정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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