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업계와 카드업계간 신용카드 수수료 분쟁이 재발했다.롯데백화점은 주말인 9일부터 전 매장에서 삼성카드 결제 거부에 들어갔다. 신세계 백화점은 11일 LG카드 결제 거부를 시작했고 현대백화점도 12일 실력행사에 가세할 예정이라고 한다.
영문을 모르고 주말에 백화점을 찾은 상당수 고객들은 다른 신용카드 사용을 권장하거나 백화점카드 발급을 유도하는 백화점 직원들의 요구에 불쾌감을 느꼈을 것이다.
백화점업계는 지난 해 말 카드업계에 최저 2.5%인 카드 수수료율을 최저 1.5%로 낮춰줄 것을 요구해 왔다.
백화점이 초우량 가맹점인데도 수수료율이 타업종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는 게 인하 주장의 골자다.
카드업계가 2.2%까지 낮춰줄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는데도 백화점 업계가 협상을 중단하고 예고 없이 실력행사에 들어간 것은 너무 성급했다.
백화점의 카드 결제거부는 1999년, 2000년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다. 선진국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구태의연한 일이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고 그때마다 애꿎은 소비자들만 골탕을 먹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협상의 당사자는 어디까지나 백화점과 카드회사지 고객이 아니다. 소비자가 중간에 끼여 피해를 입어서는 안된다.
고객을 볼모로 삼아 카드결제를 거부하고 소비자를 불편하게 하는 것은 ‘고객제일주의’를 표방하는 백화점의 경영이념과도 어긋난다.
더욱이 특정 카드결제 거부는 명백한 위법행위다. 굳이 법원의 판례를 들지 않더라도 소비자의 카드사용권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당연히 보호돼야 할 권리다. 금융당국의 엄중한 제재와 재발 방지대책이 나와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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