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관을 운영하는 김모(57)씨는얼마 전 국제전화와 시외전화가 무더기로 사용된 전화요금 고지서를 받아보곤 깜짝 놀랐다.객실마다 국제전화와 시외전화를 쓰지 못하도록 차단해 놓았는데도 국제전화 요금이 20여 만원이나 청구됐기 때문이다. 김씨는 투숙객들이 특수번호로 잠금 장치를 풀고 국제전화를 이용해 왔다는 사실을 알곤 더욱 기가 막혔다.
최근 특수전화서비스 번호 중하나인 ‘×××’번으로 사설교환기의 이용제한장치를 풀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전화 사용자가 국제ㆍ 시외전화 번호의 첫자리인 ‘0’을 누르면 연결이 되지 않도록 잠가져 있어도 ‘×××’를누르면 이 잠금장치가 풀려버리는 것.
지난 겨울 수십만 명의 스키인파가 몰린 전북 무주리조트에서도 투숙객들이 잠금장치를 풀고 시외전화나 700서비스를 이용하는 바람에 지난달 전화요금이 400여만원이나 늘어났다.
한국통신 측은 최근에야 이같은 사실을 파악, 대책마련에 나섰지만 전화 도용을 방지하려면 숙박시설 등의 모든 전화를 일일이 다시 조작해야 하기 때문에 애를 먹고 있다.
한국통신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사설교환기 업자 등에게 전화기에 아예 ‘xxx’ 번 입력을 할 수없게 조치하도록 당부하는 안내장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특수서비스 번호를 교체해도 구내전화 설비 특성상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피해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최지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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