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런 해외동포라니, 가당치 않아요. 미국내 주요대학의 첫 한국인 학장이라는 게 그렇게 특별한가요?”KBS 해외동포상 시상식 참석차 4일 방한한 박노희(朴魯喜ㆍ58) UCLA 치대 학장.
자연과학 분야의 상을 수상한 그는 “나 역시 세계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한국인 중 하나”라며 겸손해 했다. 그러나 특별한 점은 분명히 있다.
박 학장은 1970년 서울대 치대를 졸업하고, 75년 미국으로 6개월 단기 연수를 떠났다. 조지아대와 하버드대에서 각각 78년, 82년에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의 학위는 약리학과 치과학 두 분야. 1980년 하버드대 의대에는 약리학 연구와 관련해 안과 조교수로 임용됐다.
“과학에는 벽이 없어요. 미국에는 치과 의사로 간 것이 아니라, 과학자로 갔던 거죠. 치과분야 구강암 뿐만 아니라 항(抗)바이러스 연구에도 흥미가 생겼어요.”
그는 84년 UCLA 치대에 부교수로 옮겨왔고, 85년에는 정교수로 승진했다. 일반적으로 정교수 승진에 6~7년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1년 만의 승진은 지극히 이례적이다.
“운이 좋았죠.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분야를 먼저 알려고 노력하는 자세를 인정 받았던 것 같습니다.”
98년 7월 치대 학장이 됐다. “교수 400명, 직원 350명인 UCLA 치과병원 경영에 눈 코 뜰 새가 없어요. 기회가 온다면 총장직에도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박 학장은 “한국 치의학이 단순히 치아에 대한 의술이 아니라 환자의 몸 전체 상태를 파악하고 치료하는 사고력과 창의력을 갖췄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LA에 살고 있는 박 학장은 시상식과 산업시찰을 마치고 11일 출국한다.
정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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