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반도체 채권단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와의 최종 담판을 위해 미국으로 협상팀을 급파, 매각협상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채권단의 방미는 핵심 쟁점에 대해 양측 이견이 상당 부분 좁혔음을 암시하는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이에 따라 이르면 금주 초 양해각서(MOU) 체결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10일 하이닉스 채권단과 구조조정특위에 따르면 주채권 은행인 한빛은행 이덕훈(李德勳) 행장과 외환은행 이연수(李沿洙) 부행장 등 채권단 핵심관계자 6∼7명이 이날 오후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들은 미국 현지에서 진행중인 하이닉스 박종섭(朴宗燮) 사장과 마이크론 사이의 최종 협상에 합류, 핵심 쟁점에 대한 막판 조율에 나설 계획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마이크론측이) 채권단이 최종적으로 제시한 수정협상안을 어느 정도 타협이 가능한 수준으로 판단한 것 같다”며 “의견절충이 원만하게 이뤄진다면 이번 방미협상 중 MOU 체결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조특위 고위관계자는 “채권단의 합류는 양측이 본격적인 담판에 들어갔다는 의미이지, 협상이 타결된 것으로 확대해석해서는 곤란하다”며 “마이크론도 채권단의 수정안에 대해 ‘합의할 만하다(Agreeable)’가 아니라 ‘논의할 만 하다(Discussable)’는 의사를 밝혔을 뿐”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양측은 이번 협상을 통해 최대 쟁점인 비메모리 잔존법인(하이닉스)의 투자문제를 비롯해 ▦매각대금용 주가 산정기준 ▦주식 매각제한기간 조정 ▦사후 손실보전 문제 등에 관해 집중 협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가운데 비메모리 잔존법인의 투자 문제는 채권단이 당초 마이크론이 제시한 4억 달러 어치의 후순위채(30년 만기ㆍ연리 2%) 매입 요구를 수용하되, 마이크론이 4억 달러 중 일부(2억~2억5,000달러)를 잔존법인에 투자(지분참여)하는 선에서 매듭될 것으로 전망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신설되는 메모리법인은 ‘마이크론 코리아’가 아니라 미국 마이크론 본사에서 투자를 해야 신인도와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며 “이런 관점에서 의견절충이 시도되고 있다”고 전했다.
주식가격 산정 문제도 핵심쟁점이다. 마이크론이 이미 주당 ‘하한선 35달러’ 를 철회하겠다는 입장을 전해왔지만 이는 최근의 미국 주가 급등세로 인해 이미 ‘실효’가 없다는 것이 채권단의 판단.
따라서 채권단은 주식가격의 산정기준일을 MOU체결 직전 5일(마이크론 안)보다 1~2개월 앞당겨야 한다는 주장을 다시 펼 것으로 예상되는데 마이크론으로부터 과연 양보를 이끌어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변형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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