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한나라당을 탈당한 박근혜 의원과 이수성 전 총리가 신당 창당에 합의했고 한나라당 김덕룡 의원 등이 합류를 저울질 하고 있다. 신당의 외연이 만만치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방선거(6월13일) 후 정계 개편 움직임이 본격화 할 것이라는 예상이 앞당겨진 느낌이다.정치적으로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당을 만드는 것을 왈가왈부할 필요는 없다. 국민의 심판이라는 제어 장치가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올해는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라는 이중의 제어 장치가 있다.
하지만 신당을 둘러싼 정치권의 움직임이 대선 판짜기에 영향을 주고 국민의 선택과 상관성이 있기 때문에 신당에 대해 몇 가지 주문을 하고자 한다.
첫째, 신당이 과거의 구태(舊態)를 답습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국민들은 정치인의 무원칙한 이합 집산과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정쟁에 신물이 나있다.
신당이 기존 정치권에서 오갈 데 없는 사람들의 집합소가 되거나 정쟁의 산물로 비쳐지면 선거에서 심판을 받기도 전에 설 자리를 잃을 것이다. 특히 지역감정에 기댄 특정 지역 중심의 창당이라면 이는 역사에 죄를 짓는행위다.
둘째, 신당은 창당 목적이 무엇인지를 설득력 있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치적 지향점과 실현하고자 하는 아젠다(의제) 가 구체적으로 제시돼야 한다. 이념적 좌표는 어디쯤에 있는지, 기치로 내건 정치 개혁을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 등을 밝혀야 한다.
셋째, 특정 정치인을 비토함으로써 반사이익을 얻으려 해서는 안 된다. 누구는 안 된다고 하기에 앞서 왜 자신들이 나서야 하는지를 입증해야 한다.
여야는 신당이 나오는 이유를잘 새겨야 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치판이 이대로는 안 된다’는 응답이 50%선을 넘고 있다. 신당은 이 틈새를 노리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이 신당 출현으로 어부지리를 얻을 것이라는 계산에서 반색하는 것이나, 한나라당이 음모적 시각에서 신당에 배후가 있는 것처럼 비난하고 있는 것은 본질과 거리가 멀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