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굴암 본사인 불국사가 석굴암모형 전시관을 세우려는 사실이 알려지자 뜨거운 논란이 일고 있다.세계적으로 자랑할 만한 석굴암은 현재 유리 보호막이 설치돼 있기 때문에 관람객은 숭엄미 넘치는 본존불과 사천왕상 등의 부조를 제대로 볼 수가 없다.
게다가 인파에 떠밀리다 보면 관람시간도 1분을 넘기기 어려워 아쉬움 속에 불평이 절로 나온다.
이런 이유로 실물 크기의 모형 전시관을 짓겠다는 것인데, 기본 구상은 찬성할 만하다. 불국사는 모형관을 석굴암 경내인 남동쪽 104m 아래에 지상 1층, 지하 1층 120여평 규모로 5월께 착공할 예정이다.
문화재 전문가와 환경단체 등이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모형관 건립이 토함산의 경관을 훼손할 우려가 있어 장소가 부적합하다는 것이다.
사실 지금의 석굴암 경내도 꽤 비좁으므로,충분한 논의를 거쳐 건립지가 정해져야 할 것이다.
불국사로서는 관람료 수입이 주는 불이익이 있을지 모르나, 건립 장소는 경주 안의 다른 지역이나아예 제3의 장소도 고려할 만하다.
보다 더 중요한 점은 실물을 그대로 재현한 같은 크기의 모형이라고 하더라도 석굴암의 깊은 아름다움을 제대로살릴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예측하기 어렵지만, 현대 첨단기술은 그 점을 상당 부분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해 본다. 그러나 예산부족으로 화강암 대신 다른 재료를 쓴다는 계획부터 실물의 중후한 이미지를 크게 벗어나는 것이므로 절대 허용돼서는 안 된다.
불국사와 문화재청의 건립추진 과정에도 문제가 있다.
국가적 관심사인 건립사업을 공청회나 세미나 등을 열어 공개적으로 처리하지 않고, 문화재위원회 1분과가 전격적으로 결정한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건립은 각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후 기간을 길게 잡고 추진해야 한다. 모형관을 건립하게 되면 본래의 석굴암은 원형에 충실하게 복원해서 제대로 보존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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