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ㆍ11 테러 발생 6개월을 맞아 뉴욕시는 11일 붕괴된 세계무역센터 건물 바로옆 광장에서 쌍둥이 조명을 하늘로 쏘아 올린다.88개의 서치라이트가 만들어 내는 ‘빛의 헌정’ 조명은 비록 허상이긴 하지만 대참사로 희생된 미국인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구겨진 미국의 자존을 회복하기 위한 행사이다.
뉴욕 시민은 물론 미국민 전체도 테러의 상처에서 서서히 벗어나는 분위기다. 테러위협을 느낀다는 미국인은 지난 해 10월 59%였지만 지금은 35%에 그친다. 테러리즘이 가장 중요한 국가 현안이라고 말하는 뉴욕 시민은 지난해 11월 20%에서 6%로 줄었다.
지난 해 9월 이후에도 미국내 극장 영화 흥행은 전년 동기에 비해 늘어났다. 많은 미국인들이 9ㆍ11 테러직후의 ‘광장 공포’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증거다.
7일 현재 뉴욕시가 집계한 뉴욕의 희생자 수는 모두 2,672명. 여기에 워싱턴 국방부 테러와 테러 미수로 펜실베이니아주에 추락한 여객기 사망자까지 포함하면 전체 희생자 수는 3,000명을 넘는다. 뉴욕 경찰청은 아직까지 실종자가158명 있지만 이 가운데 적어도 60%는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날 조지 파타키 뉴욕 주지사,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 등과 만나 뉴욕시 재건비로 최소 200억 달러를 지원키로 한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말했다.
9ㆍ11 테러 사망자 가족에 대해 지급되는 연방 희생자 보상기금의 보상금도 당초 계획보다 늘어난 평균 185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여 뉴욕시와 시민의 복구 부담을 한결 덜 전망이다.
하지만 사상 유례 없는 엄청난 충격을 남김 없이 치유하기에는 6개월은 짧은 기간이다.희생자 유족들은 물론 현장 구조에 참여했던 소방관들과 응급 의료 대원들은 지금도 심리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사망자수(3월7일 공식집계)
▲뉴욕 2,830명(실종 158명 포함,1,919명은 유해가 발견되지 않았으나 유족 요청에 의해 사망증명서 발부,피랍된 항공기 2대 승객 157명)
▲워싱턴 189명(국방부 직원 125명,피랍 항공기 승객 64명)
▲펜실베니이나 44명(피랍 항고기 승객)
▲총계 3,06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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