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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영화제 개막 / 佛 도빌에 다시 한국바람 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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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영화제 개막 / 佛 도빌에 다시 한국바람 부나

입력
2002.03.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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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남과 여’의 배경이기도 한프랑스 북부 노르망디의 아름다운 휴양도시 도빌에서 제4회 도빌아시아 영화제가 7일 개막됐다.올해 도빌영화제에는 경쟁부문과 파노라마부문 등 총4개 부문에 아시아 10개국 26개 작품이 출품됐다.

또 심사위원장을 맡은 한국 신상옥 감독을 비롯해 일본의 구로자와 아키라(黑澤明), 홍콩의 조니 토 감독 등 3명의 회고전도 열린다.

우리 영화는 ‘파이란’이 경쟁부문에, ‘무사’와‘수취인불명’이 비경쟁파노라마부문에 진출했으며, 부천영화제 참가작인 송재곤 감독의 ‘너무 많이 본 남자’가 독립영화를 대상으로 올해부터 신설된 비디오부문에 진출했다.

또한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과 김성수(‘무사’) 송해성( ‘파이란’) 감독, 주진모(‘무사’)가 초청돼 왔다.

해외 화제작으로는 홍콩배우 왕조현과 일본의 미야자와 리에가 동성애를 ‘패왕별희’처럼 경극형식으로 풀어나간 ‘피오니 파빌리온(Peony Pavillon)’ 심사위원이기도 한 배우 막문위(KarenMok)가 주연을 맡은 중국의 코믹로드무비 ‘올 더 웨이(All The Way)’등이 있다.

도빌아시아영화제는 이탈리아 우데네영화제와 더불어 유럽에 두 개 뿐인 아시아영화제다. 프랑스가 아시아 영화의 유럽 창구를 자처하며 만든 이 영화제는 대중성을 폭넓게 고려해 짧은 시간에 성공적으로 자리잡았다.

할리우드 톱스타들이 모두 참가하는 미국영화 견본시 성격의 도빌 미국영화제(올해 25년째)와 함께 아름다운 휴양도시 도빌에 문화의 기운을 더하고 있다.

우리 영화는 지난해 박찬욱 감독의‘공동경비구역JSA’가 대상과 남우주연상(송강호) 관객투표에 의한 인기상 등을 석권했고 2000년에는 이명세 감독의 ‘인정사정 볼 것 없다’가 작품상인 그랑프리, 감독상, 촬영상과 주연상 등 4개 부문을 휩쓰는 등 잇달아 이 영화제를 ‘한국축제’로 만들어왔다.

한국의 개고기 식용을 극렬하게 반대해온 여배우 브리지트 바르도는 이번 축제에도 한바탕 딴지를 걸 움직임이다.

김기덕 감독의 ‘수취인불명’ 중 개장수인 주인공이 개를 때리는 장면을 문제삼아 영화 상영을 막기 위한 항위시위를 주말에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의 주장이 프랑스내에서도 큰 공감을 얻지 못하는데다 주최측도 ‘문제없다’는 태도여서 의도와는 달리 한바탕 해프닝으로 끝날 공산이 크다.

한편 이번 영화제에는 중국이 정치적 주장을 내세우며 조직위와 갈등을 빚고 있다.

영화제 조직위에 따르면 6일 주불중국대사관측 직원들이 ‘주상영관인 CID에 걸려있는 대만국기를 내리지 않으면 중국 상영작을 철수하겠다’고 압박했고, 이에 대해 조직위 집행위원장 알랭 파텔은 “여기는 정치 싸움터가 아닌 축제의 마당”이라며 거부했다.

결국 중국은 7일 상영예정이던 경쟁부문 출품작 ‘아버지’를 당일 취소해 버리고 제작진도 철수시켰다.

그러나 중국측 출품작이 3편에 불과한데다 조직위의 입장이 폭넓은 공감을 얻고 있어 중국 입김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양은경기자

key@hk.co.kr

■심사위원장 신상옥 감독

신상옥(76)감독의 스케줄은 식사할 시간도 없이 빼곡하다. 밀려드는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 심사위원장으로서 모든 작품을 주의깊게 봐야하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서 보관중인 자료가 자막처리가 제대로 돼 있지 않아 일일이 다시 손질하는 등 회고전을 준비하는 일도 만만치 않다.

그는 이번에 ‘민비’(1965) ‘다정불심’(1967) ‘내시’(1968)‘증발’(1994) 네 편을 선보인다.

“‘내시’가 한국출품작 중 최고의 블록버스터”라는 농담이 오갈 정도로 그의 흥행감각은 남다른 데가 있었다. 그는 그 이유를 ‘새로움’때문으로 분석한다. “당시만 해도 파격적으로 성을 담았었죠. ‘내시’는 음란죄로 법원에 벌금까지 물었습니다.”

하지만 그 파격은 지금 보면 아무것도 아니다. 그래서 그는 ‘조폭과 코믹으로 막가는 한국영화’라는 일각의 걱정도 기우라고 생각한다.

“그냥 한번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정도지. 사회가 영화에 휘둘리는 수준은 일찌감치 넘어섰어요. 대중이 아닌 누군가가 영화의 방향을 제시하려 들면 안돼.”

그는 4일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에서 회고전을 가진 바 있다. ‘은퇴할 때도 아닌데 자꾸 회고전을 해서 불만’이라는 그는 최근 치매노인을 소재로 한 영화 ‘겨울이야기’ 작업을 마쳤다.

또 연초 공연했던 뮤지컬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에 이어 ‘노틀담의 꼽추’도 뮤지컬로 개작, 상연할 계획이다.

그는 브리지트 바르도의 항의시위 계획에 대해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도대체 누가 그를 알아주겠느냐”며 일축한다. 그러면서 던지는 한마디.

“허. 기덕(김기덕 감독)이는 자리에 없어도 꼭 화제를 몰고 다니네….”

도빌(프랑스)=양은경기자

ke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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