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는 학부모의 ‘밥’이되고 있습니다.”“1년에 내려오는 각종 공문이 무려 1만여건이나 돼 교과연구는 고사하고 수업할 시간도 없을 정도입니다.”
8일 이상주(李相周) 교육부총리가 ‘1일 교사’체험을 위해 방문한 서울 문창초등학교. 이 부총리와의간담회에 참석한 교사들은 과중한 잡무와 사교육에 밀리는 공교육의 현실, 교사를 존중하지 않는 풍토, 정부의 교원정책 등에 대한 불만을 봇물처럼 쏟아냈다.
한 교사는 “학생을 통해 전달하는 알림장에학부모가 교사에게 ‘남학생이 우리아이를 놀린다. 주의요망’이라는 식으로 일방적으로‘지시’를 하고 이를 묵묵히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것이 교사들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교육적으로체벌을 할 필요가 있지만 체벌 후에 생길 복잡한 문제가 귀찮아 아예 체벌은 하지 않는다”, “수업시간에 팽이를 갖고 놀고 있는 학생의 팽이를 빼앗았더니 다음날 학부모가 노발대발하며 달려와 멱살을 잡더라”는교사들도 있었다.
6학년 담임인 한 교사는 “우리 반 학생의 75%가 최대 4군데까지 학원에 다니고 숙제를 내도 학원을 핑계로 안해올 때가 있다. 이 참에 초등생 대상 사교육을 전면금지하는 방안을 마련할 생각이 없느냐”고 물었다.
한동안 이어진 교사들의 불만을 묵묵히 듣고 있던 이 부총리는 답변에 진땀을 흘렸다. 그는 “그렇게 많은 공문이 시달되고 있다니 놀랍다”면서 “수십년 묵은 잡무 문제를 이번에는 반드시 해결해 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초등교원 수급을 위한 중등교사 자격증 소지자의 교대편입은 한시적인 상황”이라며 이해를 구했고, “학교내사고에 대한 교사의 책임을 덜어줄 수 있는 교원 안전망을 구축하고 교사 존중풍토를 조성하는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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