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엘 샤론(73)이스라엘 총리는 6일 취임 1주년을 하루 앞두고 요르단강 서안의 타르쿠미아 검문소를 찾았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거주 지역을 임의로 분할, 통행을 가로막고 있는 곳이다. 팔레스타인의 2000년 9월 인티파다(봉기) 선언 이후 총격전이 가장 빈발하고 있는 지점이기도 하다.중동 전쟁에서 잔뼈가 굵은 샤론 총리는 이날 이스라엘 병사들에게 “이번 전쟁은 제한 없이 공격적이고 지속적인 싸움이 될 것”이라며 “상대가 테러로는 아무 것도 이뤄낼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될 때까지 공격을 가할 것”이라고 기염을 토했다.
‘불도저’라는 별명답게 그는 20대 전후의 병사들을 앞에 두고 책상까지내리치며 자신의 강경한 의지를 내보였다.
경제 악화로 민심을 잃은 노동당의 에후드 바라크 전 총리를 제치고 당선된 보수 리쿠당의 당수 샤론이 1년 동안 강경 정책으로 얻은 것은 무엇인가.
전쟁 수준으로까지 악화한 팔레스타인과의 분쟁, 사상 최악으로 추락하는 경제, 노동당의 연정 탈퇴 움직임에 따른 정권 위기 등 상처뿐이다.
지난 달 일간 마리브의여론 조사에 따르면 취임 초 압도적이던 샤론의 지지율은 48% 수준으로 떨어졌다. 응답자의 73%가 정부의 경제 운영에 불만을 가질 정도로 민심은나빠졌다.
이스라엘의 지난해 4ㆍ4분기 실업률은 10.2%를 기록했다. 지난 해 국내총생산(GDP)은 마이너스 0.5%이다. 1948년 국가 수립 이후 최악이라는 경제난의 중요한 원인은 관광 수입의 급감이고 이 것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이 불러온 것이다.
시몬 페레스(노동당)외무부 장관은 6일 “샤론이 현재의 폭력 사태를 멈추기 위한 정치력을 발휘하기를 거부한다면 장관직을 떠날 것”이라고 선언했다. 정권에 참여하고있는 노동당 각료들의 연정 탈퇴 움직임은 처음은 아니지만 지금 어느 때보다 강경하다.
콜린 파월 미 국무부 장관의 비난에서 보듯 미국도 샤론 정권에 대한 환멸을 감추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 예비군들의 팔레스타인 자치지역 근무 거부도 최근 들어 활발하다. 샤론이 4년 임기를 무난히 마칠 수 있을지는지금 어떤 결단을 내리는가에 달렸다는 지적이다.
김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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