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는 과연 마지막까지 살아 남을 수 있을까. 축구대표팀의 스페인 전지훈련 이슈는 첫 날부터 홍명보(33ㆍ포항)였다.히딩크 감독은 6일 오후(현지시간) 첫 훈련을 마친 뒤 수비수 김태영(32ㆍ전남)을 주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히면서 기자들의 질문이 나오기도 전에 “홍명보는 대표팀 훈련에 전념해 실력을 펼칠 수 있도록 이번에 주장을 맡기지 않았다”고 못박았다.
히딩크 감독의 말은 지난 8개월동안 부상(왼쪽 정강이 피로골절)으로 대표팀에서 제외됐던 홍명보에게 출발부터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배려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런 한편으론 홍명보의 체력과 수비력에 의문을 가져온 히딩크 감독으로서는 좀더 지켜보겠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주장을 맡았다가 최종 월드컵 멤버에서 빠질 경우 팀의 리더십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홍명보는 “실력으로 자리를 잡겠다”고 후배들과 공정경쟁을 선언했다. 팀의 맏형으로 월드컵 본선 4회 연속 진출을 눈 앞에 둔그로서는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지만 “베테랑으로서의 역할 때문에 대표팀에 발탁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경기력으로 후배들과 당당히 경쟁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름값때문에 발탁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일부의 따거운 시선을 의식한 발언으로 굳은 각오가 담겨 있다.
“시차적응이 잘 안됐지만 밝은 마음으로 뛰었다”고복귀 후 첫 훈련 소감을 밝힌 홍명보는 “중앙수비수 는 팀이 어려울 때도 줄곧 맡아왔던 자리로 내게는 가장 편하다”고 말했다.
중앙수비수로서 경쟁력이 떨어져 수비형 미드필더로 자리 이동을 할 것이라는 일부의 부정적 전망을 일축한 것이다.
홍명보는 또 “감독의 신임은 선배라는 이유 때문이 아닌 경기력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1989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부터 대표팀의 붙박이로 자리를 굳힌 홍명보는 지난 10여년간 한국축구 플레이 스타일을 자기 중심으로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듣는다.
그런 점에서 홍명보의 부활여부는 한국축구에 큰 틀의 변화를가져오는 동시에 전지 훈련 내내 이슈가 될 것이 분명하다.
김정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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