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권노갑(權魯甲) 전 최고위원은 6일 2000년 민주당 최고의원 경선 자금 논란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서울 서빙고동 자택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선자금 출처등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_김근태(金槿泰) 정동영(鄭東泳) 고문에게 지원한 4,000만원의 출처에 대해 말들이 많은데.
“1993년 최고위원에 출마할 당시에도 아내의 식당 수익금 중 2억원을 썼고 주변사람들이 십시일반으로 도와줬다. 2000년 최고위원 경선 때도 아내의 식당 수익금, 곗돈,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출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다 출마를 못하게 되고 김 고문 등이 도와달라고 해서 준비해 뒀던 돈 중 일부를 격려차원에서 지원한 것이다.”
_한나라당은 이 돈의 출처가 부정한 곳일 거라는 공세를 펴고 있다.
“내 인생을 걸고 하늘에 맹세컨데 나는 부정하거나 게이트, 비리와 연루된 돈을 받은 적이 없다. 게이트가 터질 때마다 내가 관련돼 있다는 얘기들이 나왔지만 나와 게이트는 남이다.
심지어 민주당에서도 게이트와 관련해 나를 괴롭혔지만 아무것도 나온 것이 없지 않냐. 그러면 사과를 하든지, 양심의 가책을 느껴야 한다.”
_한나라당은 ‘미운 털’에게 2,000만원씩 줬다면 ‘이쁜 털’에게는 더 줬을 것이라고 하는데.
“당시 김, 정 고문은 미운 털이 아니고 이쁜 털이었다.”
_한나라당은 이인제 고문에 대한 자금지원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이 고문 흠집내기를 하는 것이다. 당시 한화갑, 김중권, 이인제 세 사람은 잘 나가고 있어서 내가 특별히 지원할 게 없었다.”
_김, 정 고문 외 당시 최고위원에 출마했던 다른 의원들에게 돈을 지원했다는데.
“안 줬다. 내 기억에는 없다. 본인들이 더 잘 알지 않겠나. 본인들은 부인하고 있다고 들었다. 한 두 사람도 아니고 내가 어떻게 일일이 기억하겠느냐. 김, 정 고문이야 본인들이 말을 하니까 내가 아는 것이다.”
_권 전 최고위원에 대한 검찰 내사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검찰이 내사를 하건 말건 내가 알 바 아니다. 하지만 검찰이 조사를 한다면 죄를 지은 것이 없으니 당당하게 응하겠다. 만일 죄가 있다면 벌을 받아야지.”
_김 고문은 오늘 ‘울고 싶은 심정’이라고 밝혔다. 김, 정 고문에 대한 심경은.
“울고 싶은 심정이 되기 전에 그러지 말았어야지. 정 고문은 내가 정치 입문부터 도와줬는데도 내 등에 비수를 꽂은 사람이다.”
고주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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