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장성을 넘은 한ㆍ중 체조커플이 탄생해 백년가약을 맺게 됐다.국경을 초월한 ‘체조 러브’의 주인공은 1990년대 한국여자체조 대표선수로 활약한 허소영(25)과 세계 최강인 중국남자대표 출신의 국제심판 후앙리핑(30).
이들은 5월4일 서울에서 결혼식을 올릴 예정으로 탁구커플 안재형-자오즈민에 이은 또 하나의 한ㆍ중 운동선수 부부가 탄생할 전망이다.
플로어에서 싹튼 허씨 커플의 사연은 9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93년 영국 버밍햄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때 처음 얼굴을 익힌 이들은 그 후로 국제대회때마다 만나 친구처럼 친해졌다.
고교 1학년때 처음 태극마크를 단 허소영은 93,94,95,97년 등 4차례 세계선수권에 출전했고 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따기도 했다.
남편이 될 후앙리핑은 94년 세계선수권 평행봉 우승, 96년 애틀랜타올림픽 단체전 준우승 등을 일궈낸 스타선수로 지금은 광둥성 포산의 리닝체조학교 수석코치를 맡고 있다.
이들 사랑의 가교역할을 한 이주형(30) 국가대표 코치는 “평소 친분이 있던 후앙리핑이 대회도중 우연히 소영이를 보고 예쁘다며 간곡히 소개를 부탁했다”며 “지난달 설 휴가때 서울에 온 후앙이 소영이 부모님으로부터 결혼 승락을 받았다며 기뻐했다”고 전했다.
후앙리핑은 국제대회에서 만날 때마다 인형 등을 선물하는 등 적극적인 ‘작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당시 고교생이던 허소영은 그가 외국인이었던 탓에 별다른 감정을 갖지 않았다.
그러다 98년 방콕아시안게임때 국제심판으로 처음 나섰던 후앙리핑이 한국팀의 한 임원에게 자신의 명함을 허소영에게 전달해줄 것을 부탁했다. 명함을 전달받은 허소영은 아직도 자기를 기억해주는 것이 신기해 다시 연락을 취하게 됐다.
광둥성 중산대학에서 어학 연수중인 예비신부 허소영은 “연인사이로 발전한 것은 1년정도 됐지만 싸울때 말이 안통했던 것을 빼고는 연애할 때 큰 어려움이 없었다. 결혼후 중국에서 신접살림을 할 계획이다“라며 들떠 있었다.
박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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