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지평선] 김근태의 '뜨거운 감자'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지평선] 김근태의 '뜨거운 감자'

입력
2002.03.06 00:00
0 0

‘뜨거운 감자’라는 말은 우리에게도 꽤 익숙한 표현이 되었지만, 원래 19세기 중반 서양에서 쓰이기 시작했다고 한다.대응하기에 까다롭거나 자칫 잘못 다루다간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있는 예민한 현안문제를 일컬어 영어권 사람들은 ‘Hot Potato’라고 말한다.

사회생활 전반에 이런 표현이 쓰이겠지만 국가간의 외교문제나 민감한 정치적 이슈에 널리 쓰인다.

민주당 경선후보로 나선 김근태 의원의 정치자금 고백이야말로 뜨거운 감자임이 틀림없어 보인다.

■ 우선 민주당의 예비경선 주자들이 김 의원이 던진 뜨거운 감자가 자기 손에 떨어질까봐 안절부절못하고 있다.

또 한나라당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정치적 공세를 펼쳐보지만 여당과 별반 다름없이 부총재 경선을 했던 터이고, 더 거슬러 올라가면 이회창 총재 자신이 1997년 경선을 거쳐 대선을 치렀으니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김 의원의 고백이 정말 뜨겁다는 것은 선관위와 검찰의 태도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모두가 손을 내저으며 만지려 하지 않는다.

■ 당사자가 자신의 선거법위반 사실을 고백했는데도 고발해야할 선관위와 수사해야 할 검찰이 꼬리를 내리고 있는 이 상황이 참으로 기이하다.

어제 아침 한국일보 배계규 만평에보면 모두가 앞을 보고 서 있는 가운데 ‘바보 김근태’가 뒤돌아 보고 있는 모습이 참으로 희화적이다.

그는 바보같이 뒤를 바라보고 있는 것일까. 그의 고백자체를 정치적 계산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그건 정치권의 관심이지 일반 시민은 다르다.

■ 정치자금 문제해결은 우리 민주제도의 사활이 걸린 현안이자 또한 국가발전의 에너지가 될 것이다.

김 의원의 고백으로 돈 안 드는 선거가 우리 사회의 최대 현안으로 떠 올랐다.

이 판국에 권노갑씨의 돈이 어디서 나왔는지가 논쟁의 중심무대를 차지하는 것은 이 사태를 정리하는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소득세의 1%를 내서라도 선거공영제를 만들어 정치풍토를 바꾸겠다는 사회운동이 절실하다. ‘정서’가 지배하는 나라에서 이때 그 정서를 한번 발휘할 수 없을까.

김수종 논설위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