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브랜드의 파워 쉬프트(PowerShiftㆍ권력이동)는 소비재에서 시작된다.’1위 브랜드만 살아남는 시대.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탓에 고유명사로 철옹성을 구축한 전통 브랜드를 따라잡는 것도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서도 소비자의 취향이 다양해지고 광고전이 가열되면서 식음료 등 소비재를 중심으로 이른바 ‘브랜드 파워 쉬프트’가 진행되고 있다.
5일 한국능률협회 컨설팅이 발표한 ‘2002년 제4차 한국산업의 브랜드 파워(K-BPI)’조사 결과에 따르면 133개 상품군 중 전년에 1위를 차지했던 브랜드 19개가 선두 자리를 경쟁 브랜드에 빼앗겼다.
이번 조사는 133개 상품군 1,686개의 개별 상품 브랜드에 대해 1월7일부터 2월5일까지 서울 및 6개 광역시 거주자 8,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브랜드 인지도에 70, 브랜드 평가에 30의 가중치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산출됐다.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소비재 부문에서 1위 브랜드가 대폭 뒤바뀌었다는 점. 총 68개 상품군 중 20%가 넘는 14개 분야에서 새로운 강자가 탄생했다.
커피음료 부문에서 카페라떼(매일유업)가 지난해 1위였던 맥스웰하우스를 멀찌감치 제치고 선두자리를 차지했으며, 매실주에서는 설중매(두산 주류BG)가 매취순을 앞질렀다.
이밖에 ▦떠먹는 아이스크림 투게더 ▦떠먹는 요구르트 슈퍼100 ▦분유 매일맘마Q ▦스포츠음료 포카리스웨트 ▦국산양주 임페리얼 ▦관절염패취제 트라스트 ▦세탁세제 비트 ▦여성화장품 설화수 ▦염모제 로레암 ▦방향제 플러그인 ▦여성정장구두 소다 ▦페인트 고려페인트 등이 1위 탈환에 성공했거나 새롭게 선두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물론 첫 조사가 실시된 이래 한번도 1위 자리를 내놓지 않고 브랜드 아성을 지킨 상품도 적지 않았다.
에이스(비스킷), 스낵(새우깡), 서울우유(일반우유), 신라면(라면), 다시다(조미료), 맥심(커피), 박카스(자양강장제), 하기스(기저귀), 나이키(스포츠의류) 등은 4년 연속 부동의 1위를 지켰다.
반면 내구재와 서비스 분야의 순위 변화는 미미했다. 내구재는 35개 상품군 중 4개, 서비스는 30개 상품군 중 1개만이 새로운 1위 브랜드를 탄생시키는데 그쳤다.
대형 승용차에서 지난해 1위였던 현대자동차 그랜저XG가 자사의 에쿠스에게 선두를 양보했고, 아파트에서 삼성물산의 래미안이 e-편한세상, 쉐르빌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내구재와 서비스 분야에서 ‘대기업 브랜드’의 파워가 두드러진 것도 특징이다.
특히 정보통신 및 사무기기 부문에서는 애니콜(이동전화단말기), 매직스테이션(데스크탑컴퓨터), 싱크마스터(컴퓨터모니터), 센스(노트북컴퓨터) 등 삼성전자 브랜드가 독주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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