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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봄계곡 4選 / 기암절벽 눈녹은 소리는 봄을 노래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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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봄계곡 4選 / 기암절벽 눈녹은 소리는 봄을 노래하고…

입력
2002.03.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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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찾아온 봄. 이미 천지에 봄소리와 봄냄새가 요란하다. 산에도 봄은 왔다. 계곡의 물소리가 먼저 소식을 전한다.긴 가뭄 속에서도 깊은 산의 계곡은 눈이 녹아내리는 맑은 물로 즐겁다. 마침 한국관광공사가 봄의 물소리를 들을 수 있는 아름다운 계곡 4곳을 추천했다.

■작천계곡(충남 청양군 대치면 개곡리)

호서지역의 명산 칠갑산 남단을 휘감고도는 물길이 있다. 이 물길은 청양과 부여를 적시다가 금강으로 흘러든다.

이름은 지천. 지천의 지류 중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곳이 바로 작천계곡이다.

푸른 산세와 절묘한 기암절벽을 끼고 돌아가는 작천계곡은 물의 흐름이 완만하고 수심이 깊지 않아 여름에는 인근 주민들로 넘친다.

푸른물길을 여유있게 감상하기에는 지금부터 신록이 반짝일 때까지가 적기이다. 투명한 물에 반사된 봄빛을 맞으며 나른한 봄기운에 취하기에 좋다.

물길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진 도로를 따라가는 드라이브도 일품이고, 특히 천년고찰 장곡사로의 여정을 빼놓을 수 없다.

장곡사는 신라 문성왕 때 지어졌다고는 하나 창건연대는 정확하지 않다. 상대웅전과 하대웅전 등 두 개의 대웅전이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두 건물이 모두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 쇠붙이가 한 조각도 들어가지 않은 순수 목조건물이다.

장곡사 들머리에는 장승공원이 조성돼 있다. 높이 10㎙가 넘는 국내 최대의 장승을 비롯해 100여 개의 장승이 도열하고 있다.

부여와 청양을 연결하는 29번 국도를 따라가다가 부여군 은산면 은산삼거리에서 39번 국도로 접어들면 지천교 삼거리에 이른다. 작천계곡의 시작이다.

서해안고속도로 광천나들목에서 나와 96번 지방도로를 타면 쉽게 29번 국도와 만난다. 청양군청 문화관광과 (041)940-2224

■찰비계곡(경남 의령군 궁류면 벽계리)

경남 의령땅에 들어서면 경남의 젖줄 낙동강과 남강의 수많은 지류를 만난다. 의령에서도 가장 오지로 속하는 궁유면 벽계리에서 그 지류 중 하나가 시작된다.

벽계구곡으로 잘 알려져 있는 이 계곡은 차가운 옥수가 흐른다고 해서 찰비계곡이라고도 불린다. 물과 돌이 만들어낸 절경이 협곡 사이에 있다.

영화 ‘아름다운 시절’의 촬영장소이기도 했던 이 계곡은 비포장 산판길을 따라 흐른다. 곳곳에 콘크리트 포장이 되어있지만 크게 패인 곳이 많아 차를 놓고 걷는 것이 좋다.

계곡 탐방코스는 약 3㎞. 그리 부담스러운 코스는 아니다. 산판길을 곧장 따라 걷는 것이 아니라 군데군데 사람의 족적을 따라 물가로 내려가야 찰비계곡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다.

각시소, 농소, 아소 등 전설이 깃든 소와 담, 폭포가 연이어진다. 아직 계곡의 곳곳에서는 녹지 않은 눈과 고드름을 볼 수 있다. 3월 중순이 되어서야 협곡은 봄의 모습을 완전히 갖춘다.

인근의 낙동강 적포교, 창녕 우포늪은 찰비계곡 나들이의 보너스이다. 특히 우포늪의 봄풍경을 빼놓을 수 없다. 1억 4,000만 년 전 한반도의 생성과 함께 태어난 우포늪은 70만여 평에 이르는 국내 최대의 자연 늪지. 생태계의 보고로 유명하다. 봄볕을 맞으며 물 위에 떠있는 농병아리의 모습이 한가롭다.

구마고속도로 창녕나들목에서 빠져 의령 방면 20번 국도를 타고 세간리에서 우회전하면 유곡면이다. 창녕나들목에서우포늪 가는 길을 물으면 지도를 얻을 수 있다. 의령군청 기획감사실 (055)570-2223

■강천사계곡(전북 순창군 팔덕면 청계리)

강천산은 전북의 명산. 순창에서 정읍 방향으로 8㎞ 거리에 있다. 강천호와 아기자기한 골짜기, 바위로 이어진 기이한 봉우리가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특히 기암과 협곡을 흐르는 계곡의 풍광이 압권이다. 그 아름다움에 힘입어 전국에서 가장 먼저 군립공원이 됐다.

강천사계곡여행은 강천산의 산행과 병행해야 제맛이다. 정상정복은 왕복 9㎞로 약 5시간, 전망대가 있는 삼선대까지는 왕복 4.5㎞로 약 2시간이 걸린다.

처음에는 포근하고 완만한 계곡길로 시작된다. 몽글몽글한 조약돌 위로 투명하게 흘러내리는 계곡의 물소리에 걸음을 맞춘다. 봄냄새가 땅에서도 물에서도 발걸음에서도 뿜어져 나온다.

약 1.8㎞의 계류 끝에 고찰 강천사가 있다. 강천사는 신라 진성여왕 1년(887년) 도선국사가 세운 절이다.

한때 12개 암자의 호위를 받으며 1,000여 명의 승려가 수도했던 대찰이었다. 임진왜란 때 석탑을 제외한 모든 건물이 불탔다. 지금의 절집은 1959년에 지은 것이다. 정갈하고 위엄이 있다.

절을 지나면 산세가 험해진다. 절벽 사이를 가로지르는 아찔한 구름다리가 명물. 50㎙의 높이에 길이가 75㎙이다.8부 능선에서는 강천댐을 만난다.

산 위에서 만나는 호수의 모습도 신기하다. 호남고속도로 태안나 들목에서 나와 임실 방면 30번 국도로 접어 들었다가 55번 지방도로-21번 국도-793번 지방도로를 차례로 갈아타면 강천산 입구에 닿는다. 관리사무소 (063)650-1533

■용추골(전남 보성군 웅치면 대산리)

섬진강이 푸른 이유는 보성강이 흘러 들기 때문이다. 한겨울에도 강가에 드리워진 대나무숲의 빛을 잃지 않는 보성강.

보성의 진산 일림산의 한 골짜기인 용추골은 푸른 보성강의 지류이다. 물줄기가 크기는 않다.

그러나 한쪽으로 한적한 오솔길, 다른 한쪽으로 편백나무숲을 끼고 흐르는 계류는 봄의 정취를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역시 일림산 산행과 병행해야 더욱 좋다.

편백나무 숲에 싸여 약 2㎞를 걸으면 70도 경사의 석벽을 타고 시원스럽게 흘러내리는 용추폭포를 만난다.

떨어지는 물은 깊이를 알 수 없는 용소를 만들어 놓았다. 용이 머물다가 하늘로 올라갔다는 용소는 명주실 한 꾸러미를 풀어도 끝이 닿지 않았다는 전설을 가지고 있다.

용소에서부터는 본격적인 산행. 골치재-정상-헬기장-임도를 거쳐 다시 용소로 돌아오는 코스는 호남에서도 알아주는 멋진 산행코스이다. 4시간이면 충분하다.

보성에 들렀다면 차밭을 지나칠 수 없다. 보성읍, 벌교읍, 회천면 등의 일대에 보성 녹차단지가 조성돼 있다.

일제시대부터차를 재배해왔다. 이제 차밭이 연두색 옷으로 갈아입을 때. 융단을 깔아놓은 듯 굽이굽이 산등성이를 휘돌아가는 녹차밭은 보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향기로워진다.

남해고속도로 순천나들목에서 나와 2번 국도를 타면 보성읍. 보성읍에서 895번 지방도로로 약 15분을 달리면 대산리이다. 보성군청 문화관광과 (061)850-5224

권오현기자

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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