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목소리 높이는 재계 재벌정책도 흔드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목소리 높이는 재계 재벌정책도 흔드나

입력
2002.03.06 00:00
0 0

현 정부의 재벌개혁정책에 대해 재계의 공세가 파상적이다. 임기 말 선거정국, 경기 회복에 대한 절실한 기대감 등은 재계가 정부를향해 제 목소리를 내는데 최적의 환경이 되고 있다.이에 따라 임기 말 레임덕 현상과 맞물려 재벌 개혁이 물거품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도 높아지고있다.

■공세1. 사외이사제 의무화 폐지

대한상공회의소는 5일 ‘사외이사제도 개선방안에 대한 업계 의견’을 국회와 재정경제부 등 정부기관에 공식 건의했다고 밝혔다.

기업지배구조는 획일적 규제보다는 기업의 자발적 선택에 맡기되 생존 경쟁을 통해 살아남은 기업의 지배 형태를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 주장의 골자.

대한상의는 ▦사외이사 선임비율(현행전체 이사의 2분의 1) 규제를 미국처럼 최소 3인 이상으로 완화하고 ▦감사위원회 설치를 의무화하는 대신 상근감사와 감사위원회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대주주의 사외이사 자격 배제 규제를 폐지할 것 등을 구체적인 대안으로 제시했다.

■공세2. 집단소송제 도입 철회

소액주주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4월 도입 예정이던 증권 관련 집단소송제는 이미 재계의 공세가 상당한 성과를 거둔 상태.

“소송 남발로 기업 부담만 증가한다”는 재계의 주장에 야당측이 동조함으로써 도입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투명성 강화를 위해서는 집단소송제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하고 있지만 재계의 강력한 반발에 밀리는 양상이다.

전경련은 또 재경부가 결합재무제표 작성 대상 기업을 기존 30대 그룹 계열사에서 자산총액 2조원 이상 확대하려는 것에 대해서도 적용 대상을 자산총액 5조원 이상 기업으로 축소해야 한다고 공식 건의했다.

■공세3. 출자총액제한제 완화

전경련은 현재 입법예고중인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에 출자총액의 예외가 적용되는 ‘동종 업종’의 범위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예외 범위를 현행 ‘출자사의 최근 3년간 평균 매출액의 25% 이상, 피출자사 매출의 50% 이상인 업종’에서 ‘매출액 비중 10% 이상 또는 매출액 1,000억원 이상인 업종’으로 확대해 달라는 주장이다.

손병두(孫炳斗) 전경련 부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경기 회복 기대에도 불구하고 내수 확대가 수출 및 투자 진작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출자총액제한제도 등 규제를 완화해 기업이 자유롭게 경영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경부 등 정부 일각에서도 기업의 능동적인 변화 필요성을 감안해 예외 범위 추가 확대를 주장하고 있어 출자총액제한제도는 자칫 유명무실한 제도로 전락할 수도있는 처지다.

■공세4. 기업연금제 도입 등

전경련은 지난달말 ‘법정퇴직금 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보고서를 통해 현행 법정 퇴직금 제도를 기업연금제도로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업기간 중 생계보장과 퇴직 후소득보장 기능이 이미 국민연금과 고용보험 도입으로 실효성이 없어져 퇴직금 제도가 결국 기업 부담만 가중시키고 있다는 것.

노사정위원회가 이달부터 기업연금 도입 방안을 관계 부처 및 노동계 실무자들과 함께 본격 검토키로 함으로써 재계의 요구가 관철될 가능성이 높다.

재계는 또 ‘주5일 근무제’와 관련, 도입 유보 혹은 연월차제도 개선 등의 보완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재계의 이 같은 공세는 ▦불법정치자금 지원 거부▦대선 후보 공약 평가 등의 잇단 정치 세력화 선언과맞물려 더욱 힘을 얻을 전망.

한양대 나성린(羅城麟) 교수는 “재계가 규제 완화를 요구하면서 동시에 집단소송제 등 투명성 제고 방안을 거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공청회 등 건전한 방식을 택하지 않고 무리하게 정치권을 향해 압력을 가하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