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26ㆍ삼성)이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수 있을까.초청선수자격으로 시카고 컵스의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중인 이승엽이 4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 이어 5일 애너하임 에인절스와의 시범경기에서도 홈런을 때려내자 이같은 의문을 갖는 팬들이 적지 않다.
지금까지 5차례밖에 타석에 들어서지 않은 데다 홈런 2개를 터뜨린 것만 가지고 가타부타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 메이저리그 관계자중 “통할 수 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승엽을 계속 지켜본 국내야구 전문가들의 반응은 대부분 회의적이다.
이승엽은 타격센스가 뛰어나다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약점도 많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배팅스피드 만큼은 국내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지만 변화구에 약하다는 점은 여러 차례 지적됐다.
현재와 같은 타격으로는 국내 투수들과 격이 다른 투수들이 즐비한 메이저리그에서 시즌 20~30개의 홈런을 기록하기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의견이다. 또 발이느리다는 것을 단점으로 꼽는 사람들도 있다.
매 시즌 30개이상의 홈런을 쳐낼 수 있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으면 발이 빨라야 메이저리그에서 살아남을수 있다는 얘기다.
일례로 지난 시즌 아메리칸리그 타격왕(0.350)에 오른 일본 프로야구 수위타자 출신의 스즈키 이치로(28ㆍ시애틀 매리너스)는 천부적인 타격감각에다 빠른 발 덕을 톡톡히 봤다. 총 안타수의 40%가량이 발로 만든 내야안타였을 정도이다.
또다른 문제중 하나는 수비능력이다. 투수출신의 이승엽은 1루수외에 마땅한 포지션이없다. 그렇다고 1루수로서 수비가 출중한 편도 아니다. 메이저리그에는 대형슬러거이면서 수비도 좋은 1루수들이 많다. 이승엽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별로 없다는 얘기다. 이치로는 외야수로서 강한 어깨와 빠른 발을 이용한 폭넓은 수비로 메이저리그에서 진가를 발휘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국내 프로야구의 톱클래스 타자들을 미국 마이너리그 싱글 A와 더블 A의 중간쯤으로평가하는 전문가들은 “이승엽도 이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지난 시즌이 끝난 후 2003시즌을 마치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다시 추진하겠다고 말한 이승엽의 꿈이 실현되려면 극복해야 할것들이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정연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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