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해외출장을 가는 직장인 이희국(52ㆍAIG손해보험팀장)씨는 최근 리츠칼튼 호텔의 양식당 세자르 그릴의 매너 클래스에 참가했다.그는 “유럽에 출장가면 식사매너로 비즈니스 상대를 평가하곤 한다”며 “정식으로 테이블 매너를 배우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테이블 매너는 더 이상 귀찮은 남의 나라 관습이 아닌 필수 예절이라는 것.
세자르 그릴의 왕광호 팀장은 테이블 매너를 “요리를 맛있게 먹기 위한 것”이라고 규정한다.
최근 비디오 교재 ‘웨이터 서상록이 전하는 식사예절’(제작 서상록.com)을 만든 롯데호텔 쉔브룬 웨이터 서상록(전 삼미그룹 부회장)씨 역시 “평범한 상식”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의 도움말로 테이블 매너를 알아보자.
■ 일반예절
예약과 시간 지키기는 기본. 고급식당엔 반바지, 반팔, 운동화 차림은 피한다. 웨이터가 먼저 빼 주는 자리가 상석이므로 주빈이 사양 말고 앉도록 한다.
화장실은 식탁에 앉기 전 들르고 냅킨은 모두 착석한 뒤 무릎 위에 편다. 여성의 핸드백은 등과 의자 사이에 놓는다.
■ 주문하기
천편일률적인 세트요리를 피해보자. 주요리를 먼저 결정한 뒤 재료와 조리방식이 겹치지 않도록 전채, 수프, 샐러드 등을 선택한다.
주요리가 육류이면 전채는 생선, 주요리가 그릴 요리이면 전채는 다른 조리방식을 고르는 식이다.
코스별로 5,6가지를 선택하는 부담도 벗어날 필요가 있다. 메뉴를 내려놓으면 주문할 준비가 되었다는 뜻.
■ 와인
와인은 오래 마셔보고 맛을 음미할 줄 모르면 선택하기가 어렵다. 산지, 포도종류, 수확년도, 회사이름 등이 제각각이고 가격도 천차만별.
자신 없다면 ‘하우스 와인’이 무난하다. 웨이터는 주빈에게 먼저 와인을 맛 보이는데 남성이 맛을 보는 것이 관례다.
보관상 문제로 와인이 제 맛이 아니라면 당연히 바꿔준다. 와인 잔은 목부분을 잡고 건배는 가까이 있는 사람과만 가볍게 한다. 멀리 있는 사람과 잔을 부딪히러 일어나는 것은 금물.
식욕을 돋우기 위한 식전주로는 쌉쌀한 맛의 와인이나 칵테일이 적당하다. 드라이셰리, 베리무트, 칵테일 중 마티니, 맨하탄 등이 일반적이다.
■ 식탁에서
‘우(右)물 좌(左)빵’만은 잊지 말자. 물컵은 오른쪽, 빵그릇은 왼쪽 것을 써야 한다. 모르고 남의 것, 즉 오른쪽 빵과 왼쪽 물을 먹으면 옆 사람에게 두루 피해를 주게된다.
포크와 칼, 숟가락등이 여러 개 놓여 있을 땐 음식이 나올 때마다 바깥쪽 것부터 하나씩 차례대로 쓰면 된다.
음식을 먹는 중에는 포크와 나이프를 八자로 접시 위에 얹어놓고, 다 먹은 뒤에는 4시 방향으로 나란히 놓으면 치워간다.
수프를 다 먹은 뒤에는 숟가락을 접시 위에 올려 놓는다. 달팽이나 가재 요리등엔 집게, 속 살을 빼먹을 수 있는 긴 포크 등이 나오는 경우가 있다.
■ 요리별 맛있게먹는 법
빵은 자기 접시로 가져와 조금씩 뜯어먹는다. 양식당에서도 전채, 샐러드 등은 공용으로 주문할 수 있는데 역시 개인접시에 덜어 먹는다.
수프는 소리없이 떠먹고 바닥에 남은 것은 빵으로 찍어먹는다. 손잡이 달린 수프컵은 들고 마셔도 괜찮다.
생선은 위부터 먹은 뒤 뒤집지 말고 가시를 들어내 먹어야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
고기는 한 조각씩 썰어먹는 게 식지 않아 좋다. 소고기는 바싹 굽지 않아야 부드럽고, 양고기, 돼지고기는 굽기정도가 따로 없다.
가재는 포크로 꼬리쪽을 찍으면 살만 빼먹을 수 있다. 스파게티는 포크로 돌돌 말아 먹는다.
손으로 먹어도 되는 음식은 로스트 치킨, 뼈째 나오는 갈비요리, 꼬챙이에 꽂혀있는 옥수수, 빵, 가나페 등이다.
뼈가 달린 요리 뒤엔 손씻는 물이 핑거 볼에 담겨 나오는데 손가락 끝을 닦은 뒤 냅킨으로 닦아내면된다. 손씻는 물은 레몬이나 꽃잎을 띄워 먹는 물과 구분한다.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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