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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유엔가입안 통과뒤 고민…'군사적 중립'유지 최대 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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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유엔가입안 통과뒤 고민…'군사적 중립'유지 최대 난제

입력
2002.03.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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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가 3일 국민투표에서 유엔 가입안을 통과시키자 정부나 국제 사회는 환영하고 있지만, 스위스는 앞으로 대내외적으로 새로운 고민거리를 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우선 200년 동안 유지해 온 중립국지위와 유엔 회원국이라는 새로운 역할을 어떻게 조화시킬 수 있을 지가 당장 올해 안으로 시험대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 다음 타깃으로 노리고 있는 이라크가 유엔의 무기사찰을 끝내 허용하지 않아 유엔 안보리가 제재를 결의할 경우 이의 동참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 닥칠수 있기 때문이다.

유엔 헌장에는 중립국에 관한 규정이없고, 유엔이 특정국가에 집단적 제재를 가할 경우 회원국 모두가 이에 참가해야 할 의무가 있다.

스위스 외무부는 이에 대해 “유엔의 제재는 국제법적으로 분쟁에 가담하는 것이 아니므로 유엔 결의에 따르는 것은 중립정책과 모순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스위스는 이런 입장에 따라 과거에도 이라크 등에 대한 경제 제재에는 동참해 왔다. 그러나 외교가에서는 유엔이 무력 제재를 결의할 경우 스위스가 난처한 입장에 빠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내적으로는 스위스 정부가 장기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유럽연합(EU) 가입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유권자의 45.4%와 26개 칸톤(州)의 절반 가까이가 반대한 이번 투표 결과에서 나타났듯이 고립주의를 지지하는 세력이 여전하다.

이들은 이번 투표가 ‘실수’라고 주장하고 있어 우려대로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에 의해 스위스의 입장이 좌지우지되는 상황에 접하게 되면 더욱 고립노선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유엔 가입 반대를 주도한 극우 스위스 국민당의 크리스토프 블로허 당수는 “앞으로 EU 가입안 반대 투쟁에 전력하겠다”고밝혔다.

스위스 정부나 국제 사회는 만족스러운 분위기이다. 3일 오후 개표 결과가 나오자 스위스 정부는 성명을 내고 “국제 사회에서 우리의 이익을 지키고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으며, 요셉다이스 외무부 장관은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유엔 가입의사를 전달했다.

아난 총장은 “유엔의 보편성이 확대됐다”면서 “스위스가유엔에 가입하면 충분히 제 목소리를 낼 수 있고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과 독일도 환영 성명을 발표했다.

9월 유엔 정기총회 기간에 결정될스위스의 유엔 가입에는 안보리에서 15개 이사국 중 9개국, 총회에서 3분의 2 이상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 5월 독립을 선포하는 동티모르의 유엔가입신청 시기에 따라 스위스는 190번째 또는 191번째 유엔 회원국이 된다.

남경욱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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