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부와 중상층을 중심으로 견고한 인기를 누려왔던 미국의 제너럴 일렉트릭(GE)과 월풀, 독일의 일렉트로룩스 등의 고급 백색가전이 국산에게 밀리기 시작했다.수입백색가전 제품들은 국내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 자체가 크지는 않았지만, 고급스런 디자인과 대용량을 무기로 한때 급속한 속도로 고소득 소비자층을 파고 들었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이 고품질ㆍ적정가격 정책을 밀어부친 결과 다국적 메이커들의 덜미를 낚아채기에 이르렀다.
전자유통업체 테크노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수입 백색가전의 판매량은 국산에 비해 2배 가까운 차이를 두고 앞섰지만 매월 격차가 감소하다 지난 해말 드디어 역전됐다. 수입산의 지난해 12월 판매량은 1만6,000여대인 데 반해 국산은 1만7,000여대에 달한 것.
혼수품특수 시즌인 지난 1월과 2월에는 국산 냉장고와 세탁기의 점유율이 각각 70%, 55%를 기록하며 전체적으로는 5,000대~1만대 수준으로 격차를벌여놨다. 1월과 2월의 국산 백색가전 판매량은 각각 2만1,000여대와 2만6,000여대였지만 수입 백색가전은 1만5,000여대(1월), 1만4,000여대(2월)에그쳤다.
테크노마트의 집계를 보면 수입 백색가전의 판매량 추이는 2001년 10월 2만6,000여대, 2001년 11월 2만5,000여대, 2001년 12월 1만6,000여대,2002년 1월 1만5,000여대, 2002년 2월 1만4,000여대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용산 전자상가 등에서도 비슷하게나타나고 있다.
국산백색가전의 선전(善戰)은 가격 및 품질 경쟁력에서 비롯됐다. 미국 가전 메이커들의 양문(兩門)형 냉장고는 130만~200만원대이지만 삼성의 지펠과LG의 디오스 냉장고는 105만~130만원대. 국산이 30% 이상 싸면서도 똑 같은 양문형 디자인인데다 소음이 적어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다.세탁기도 GE와 월풀 제품과 같은 드럼형이면서 15% 이상의 절전ㆍ절수 및 소음 방지 기능을 갖췄다. 가격도 수입품에 비해 30~40% 싼 편.
테크노마트 한우프라자의 김용호(金龍浩ㆍ34) 부장은 “국산 고급형 백색가전이 저렴한 가격에 비해 기능 및 절전 효과가 훨씬 뛰어나 급속한 속도로 대중화하고있다”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