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장기증권저축 상품에 1,000만원을 투자했던 김모(35)씨는 주가가820까지 치솟자 지난달말 이 상품을 중도 해약했다. 처음에는 세액공제 혜택과 이자ㆍ배당소득에 대한 비과세 혜택 등을 염두에 두고 장기간 묻어두려고했지만 연말ㆍ연초 주가가 급등해 30%를 넘는 예상외의 수익률을 내자 환매를 한 것이다.김씨는 중도해약 덕분에 연말 정산 때 받았던 55만원(5.5%)의세액공제분은 물어내야 했지만 300만원 가까운 투자 수익을 단기간에 얻어 낼 수 있었다. 김씨는 가입 시한이 이달 말인 장기증권저축 상품에 다시가입할 생각이다.
■장기증권저축 10% 환매
장기증권저축을 환매, 이익을 실현한 뒤 3월말 가입시한 이전에 다시 이 상품에재가입하려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장기증권저축 직접투자분이 일주일 평균 300억원 이상이탈하고 있다. 투신업계 관계자들은 “이익실현 후 재투자 하려는 사람이 전체 장기증권저축 가입자의 10%선에 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주식투자비중을 70% 이상 유지해야 하는 장기증권저축 상품이 최근 주가 급등으로 30~50% 수익률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22일부터 발매한 장기증권저축은 주식 시장 상승기에 유리한 상품으로세액공제 혜택(1차년도 5.5%, 2차년도 7.7%)과 함께 이자 및 배당 소득에 대해 최장 3년간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상품. 장기증권저축을조기 해약하면 연말정산 때 받았던 세액공제분을 물어내야 하나 투자 수익률이 이보다 훨씬 커 손해 볼 일이 없다.
또 3월말이 가입 시한이라 재가입이얼마든지 가능하고 간접상품의 경우에도 일반펀드와 달리 환매 수수료가 없다는 점도 중도 해약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증권사 관계자들은 “예상보다 시장이급등해 세액공제 반환을 감수하면서도 중도해약 하는 투자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취지 무색, 환매 물량 부담
하지만 전문가들은 “장기증권저축의 중도 해약 사태는 애초 매매회전율을400% 이내로 제한해 개인 투자자의 단기매매를 지양하고 장기, 안정적인 수요기반 확충을 유도하려는 당초 취지를 무색케 한다”며 “올해 주식시장이상승 추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 단기적 이익을 노려 중도 해약하는 것보다는 장기 투자를 지속하는 것이 낫다”고 조언한다. 특히 이러한 환매 움직임이확산될 경우 매물 부담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정녹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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