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러시아 내 TV 미사 집전으로 로마 교황청과 러시아 정교회 간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러시아 방문을 열망해 온 요한 바오로 2세는 2일 저녁 바티칸과 러시아 내 성당들을 연결한 TV 방송을 통해 러시아 가톨릭 신자를 위한 미사를 집전했다.
전체 인구가 1억 4,400만명인 러시아내 가톨릭 신자는 약 60만 명이다. 이날 저녁 ‘원죄 없는 잉태’성당에 모였던 모스크바의 가톨릭 신자들은 교황이 TV에 모습을 보이자 눈물을 흘렸다고 영국 BBC 방송이 전했다.
그러나 로마 교황청과 대립해 온 러시아 정교회측은 이를 로마 교황의 ‘시각적 침공’이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러시아 정교회의 알렉세이 2세 총주교는 17세기 폴란드가 러시아를 점령했던 역사를 들추며 폴란드 출신인 요한 바오로 2세가 상징적 러시아 방문을 실현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지난달 초 교황청이러시아 내 4개 성당을 주교관구로 승격한 데 대해 러시아 정교회가 교황 특사의 러시아 방문 계획 취소로 맞서는 등 최근 양측의 해묵은 갈등이 재연되고있다.
김승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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