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機種선정 한달 앞두고 평가기준 변경국방부가 최근 공군의 차세대전투기(F-X) 기종 선정을 불과 1개월여 앞두고 돌연 전례가 없는 항목별 평가 기준을 적용키로 해 특정업체 지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달 15일 기종별 평가작업을 벌이고 있는 공군과 국방연구원(KIDA),국방과학연구소(ADD) 등에 획득정책관 명의의 공문을 보내 “각 기종의 평가항목별 최하점수를 0점이 아닌 60점으로 상향 조정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1일 확인됐다.
군 고위관계자는 이에 대해 “기종 선정에서 필수사항이 아닌 선택(옵션)사항의 점수차가 지나치게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기준을 적용하면 라팔이나 유로파이터 등 최신 개발기종에 비해 일부 선택사항들이 부족한 미 보잉사의 F-15K가 해당 항목에서 0점 대신 60점을 받게 돼 상대적으로 불리해진 다른 업체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 같은 점수 배정은 과거 대규모 무기도입 사업에서 평가항목별로 요구사항을 전혀 갖추지 못했을 경우 0점을 주어온 관례에 비추어 극히 이례적이다.
특히 이 같은 조치가 취해진 시점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방한직전이라는 부분에도 눈길이 쏠리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 기준이 적용되면 기종간 점수차가 좁혀지면서 2개 이상 기종이 오차범위(3%이내)에 들게 돼 결국은 ‘정책적고려’에 의해 기종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며“이경우 한ㆍ미 동맹관계 등에 비추어 F-15K가 절대 유리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F-X사업에는 F-15K, 프랑스 다소사의 라팔, 유럽 4개국의 유로파이터, 러시아 로스보르제니에의 Su-35 등이 참여하고 있다. 기종 선정을 위한 1차 평가는 9일 완료되고 최종 선정 결과는 4월 초 발표될 예정이다.
한편 업체들이 제시한 기종별 가격은 유로파이터 48억 달러, F-15K 45억달러, 라팔은 42억달러 전후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