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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권력주변 구설수 없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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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권력주변 구설수 없어야

입력
2002.03.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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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처조카 이형택(李亨澤)씨와 아태평화재단 전 이사 이수동(李守東)씨 등 핵심측근들이 ‘이용호 게이트 ’와 관련해 구속된 데 이어 이번엔 막내 처남 이성호(李聖鎬)씨가 또 다른 스캔들의 주역으로 등장했다.도대체 대통령 친인척과 주변의 비리 끝이 어디인지 바라보고 있는 국민들의 마음은 안타깝기만 하다.

대통령의 처남이 정ㆍ관계 실세들을 기술력과 사업성이 검증되지 않은 벤처기업의 창립식에 초청해 축사까지 하도록 한 행동은 아무리 좋게 봐도 대통령가의 일원으로서 적절한 처신이라고 하기 어렵다.

더구나 이를 믿고 투자한 투자자들이 회사 소유주의 해외 도피로 수십억원대의 피해를 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씨는 알고 지내던 후배가 도와달라고 해 격려사를 했을 뿐 회사 운영에 일절 간여한 바 없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회사 사정도 모르고 선의의 투자자들에게 투자를 당부한 행위는 무책임하다는 비난을 면할 수 없다.

당연한 얘기지만 대통령의 가족이나 친인척은 일반인과 다른 처신과 높은 도덕성이 요구된다.

권력주변을 어슬렁거리다 줄을 잡아 한자리를 차지하려는 권력지향적 인물들이 많은 우리나라 풍토에서는 특히 그렇다.

대통령 처남의 한마디에 국회의원과 장관 등 권력실세들이 순식간에 모여들고 ‘형님이 부르셔서…’운운하는 아부성 발언이 등장한 이번 의혹사건이 역설적으로 우리 지도층의 수준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김 대통령은 집권 이전부터 “섭섭할 정도로 친인척을 관리하겠다”고공언해왔다.

그러나 처조카와 측근인 전 아태재단 이사의 구속, 아들들의 잇단 구설수에 이어 막내 처남 마저 의혹에 연루된 지금, 대통령의 다짐은 신뢰성을 잃고 있다.

친인척 관리를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기능적 업무에만 맡겨서는 안 되는 까닭이다. 역대 정권이 집권 말기 느슨한 친인척 관리로 물의를 빚고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렸던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제 수사당국이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이 씨의 벤처사기극에 대한 진상규명과 함께 ‘이용호 게이트’의 권력핵심 연루의혹에 대해서 철저한 수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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