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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화 구조조정 급물살…호남유화, 현대유화 인수방침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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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화 구조조정 급물살…호남유화, 현대유화 인수방침 확정

입력
2002.0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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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계열사인 호남석유화학이 현대석유화학 인수방침을 굳혀 구체적인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수년 째 공급과잉과 경기침체로 만성 경영적자에허덕여 온 국내 유화업계의 통폐합 등 구조조정도 급물살을 타게 됐다.27일 산업자원부와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 신격호(辛格浩)회장은 최근 유화를 그룹 전략산업화 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JP모건을 투자자문사로 선정, 현대유화 인수를 위한 전략수립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한빛은행등 현대유화 채권단도 자문사 선정작업에 나서, 이르면 내달 중순부터 실사를 비롯한 본격적인 인수 협상에 돌입할 전망이다. 호남이 현대를 인수하면연산 능력(이하 폴리에틸렌ㆍPE 기준) 151만톤의 국내 1위 업체로 부상하게 된다.

1995년순이익률 8.5%를 정점으로 경영수지가 줄곧 곤두박질쳐 온 국내 유화업계는 2000년 순이익률이 마이너스로 전환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3.0%로악화했다. 세계시장의 만성적인 공급과잉과 시장 위축, 국내적으로는 다국적 메이저업체에 비해 절대적으로 영세한 생산규모로 인해 자율 구조조정의 필요성이제기돼 왔으나 선ㆍ후발업계간 이해관계 등이 얽혀 수년 째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유화업체의 경우 ‘규모의 경제’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생산능력은최소 100만톤. 하지만 대림과 한화가 합친 여천NCC(130만톤)를 제외하면 삼성종합화학, LG유화, SK 등 주요 유화업체 모두 75만톤 미만의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고, SK 등은 유화사업 포기를 선언하기도 했다.

호남유화의현대 인수가 현실화할 경우 PVC분야의 최강자인 LG유화를 비롯, 국내 업계의 연쇄 통폐합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LG를중심으로 1,2개 업체의 통합과 나머지 업체의 전략제휴 등 구조조정이 연쇄적이고 급박하게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국내 유화업계의 통폐합을 통한 규모의 경제 달성은 유화산업 경쟁력 확보의 시작단계로 보고 있다. 다우 등 구미 다국적 메이저업체들은 최근 수년간 활발한 통폐합으로 300만-450만톤 내외의 생산능력을 보유한 가운데 중동 원료업체들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왔다.

중동 산유국업체들도 막강한 원료비 경쟁력을 바탕으로 생산능력 증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중국 역시 최근들어 설비 증강에 나서면서 비좁은 수출시장이 터져나갈지경이다.

산자부 관계자는 “통폐합을 통한 자체 구조조정에 이어 메이저 업체들과의 전략적 제휴, 고부가가치 품목 전환을위한 기술개발, 중국시장 공략을 위한 현지투자 확대 등이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추진돼야 한다”며 “만일 이 같은 일정이지연될 경우 국내 유화업계는 공멸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윤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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