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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솔로앨범 '다중인격자'낸 하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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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솔로앨범 '다중인격자'낸 하림

입력
2002.0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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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노래 들은 사람들 펑펑 울게 만들래요"다중인격자. 심상치 않은 제목이다. 빡빡 민 머리에 노려보는 듯, 사색하는 듯 강렬한 시선의 재킷 사진의 모습도 인상적이다. 첫 음반을 낸 하림에 대한 첫 느낌이다.

하지만 음반은 다르다. 부드럽고 유려하다. 기교를 많이 부리지 않은, 물 흐르는 듯한 분위기의 곡들로 채워져 있다.

비행기 기내 방송으로 시작되는 ‘출국’은 이별의 장소인 공항에서의 느낌을, 낡은 LP 사운드 전주가 인상적인 ‘밤으로’는 선정적이지 않으면서도 은근한 자극을 준다.

‘Oh, She’s My Friend’는 저절로 발장단을 맞추게 하는 흥겨운 60년대 풍 록이다. 전반적으로 흑인음악과 복고풍이다.

그런데 가만히, 자세히 들어보니 어쩐지 친숙하다.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데. 의문은 경력에서 풀린다. 그는 이미 한번의 음반을 냈다.

1996년 벤의 ‘그대 입술에 향기처럼’에서 보컬을 맡았다. 작곡가로서는 제법 히트곡도 많다. 박정현의 ‘You Mean Everything to Me’, 윤종신의 ‘배웅’, 수의 ‘Someday’, 이승환의 ‘쉼’ 등등.

월드컵 공식음반에서 박정현이 부를 ‘글로리어 스데이’도 그의 작품이다. 그 중 윤종신과는 98년 군에서 만나 인연이 각별하다. 이번 음반도 윤종신이 제작했다.

6년 만에 첫 솔로 음반을 낸 것은 “이제 때가 된 것 같아서”였다.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들이 모였다는 뜻이다. 그에게 노래는 “듣는 사람들에게 하는 이야기”다.

‘다중인격자’라는 제목도 그래서 붙였다. “노래를 할 때는 마치 다른 사람이 되는 것처럼, 감정을 몰입하고 부른다. 그래야 듣는 사람도 감동을 받을 테니까.”

그에게 감동의 구체적인 형태는 슬픔이다. “내노래를 들으며 사람들이 눈물을 뚝뚝 흘렸으면 좋겠다”고 한다. 감동을 주는데 스타일이나 기교는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악기도 최소화하고, 흑인을 흉내내기 위한 장식적인 보컬을 최대한 자제했다. 대신 코러스를 강조했다. “코러스라면 깔끔하게 세련되게 포인트를 줄 수 있으니까요.”

이런 저런 고민의 결과 그의 데뷔작은 모나지 않으면서도 독특한 자기 색을 지니고 있다. 시작치고는 좋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 쨘! 하는 시작은 싫어요. 조심스레 머리를 내밀었다고 생각해요.”

김지영기자

koshaq@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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