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부터 이틀 동안 파주에 있는 축구 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는 에메자케 감독의 특별 강연이 있었다. 자케 감독은 1998년 월드컵에서 프랑스를 우승으로 이끈 세계적인 명감독이다.첫날 강의의 주제는 ‘프랑스의 유소년 축구 육성 시스템’. 그의 강의는 한마디로 열정 그 자체였다. 그는 그 날 아침 프랑스에서 도착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활기 있고 역동적인 모습으로 6~7세의 어린이로부터 1부 리그 프로 선수에 이르기까지 연령별·수준별 교육목표와 내용, 지도자 양성 과정, 연령별 지역 리그와전국대회의 구성 등에 대해 체계적이며 구체적인 강의를 이어나갔다.
특히 ‘인간을 위한 축구’와 ‘학교생활, 사회생활, 가정생활의 조화’를 강조하는‘지극히 상식적인’ 얘기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질의응답 시간이 되자 조영증 감독이 손을 들었다.
“세계 여러 나라의 대표팀과 명문 프로팀에서 아주 좋은 조건으로 감독직을 제의해오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앞으로도 계속 유소년 축구 육성에 전념할 생각인가?”
“나는 98년 월드컵 우승으로 얻을 수 있는 모든 영예를 얻었다. 내가 지금과같은 사회적 성공을 거둔 것은 모두 축구 덕분이다. 이제는 내가 축구로부터 받은 모든 것을 젊은 세대에게 돌려줘야 할 때다. 이것이 나의 개인적인철학이다.”
그의 인품이 그대로 드러나는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이튿날 강의는 ‘프로축구 지도자의 자질’에 대한 것이었다. 그는 지도자의 자질을 기술, 인격, 전술적인 측면으로 나누어 설명했는데, 특히 인격적인 측면에 대해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스스로에게 엄격할 것, 선수들과 충분한대화를 나눌 것, 위험부담을 기꺼이 감수하고 혁신을 추구할 것, 완벽주의자가 될 것, 항상 긍정적으로 사고하며 유머를 잃지 않을 것, 언제나 열정적인 태도를 갖도록 노력할 것, …이 모든 것들에 대해 풍부한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구체적이며 적절한 예를 들어 설명하는 그의 강의는 축구지도자들 뿐만아니라 모든 ‘선생님’들이 가슴에 새겨야 하는 ‘하느님 말씀’이었다.
돌아오는 길에 스스로에게 물어 보았다.
“나 떨고 있냐?”
그랬다. 세계 최고의 수준이란 바로 저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에 두렵기까지 했다.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우리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요한 것은 꿈을 추구하는 마음과 치밀하게 수립한 장기계획, 그리고 스스로 헌신할수 있는 열정이 아니겠는가?
/강석진 고등과학원 수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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