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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장성 反美 차베스 하야 촉구·쿠데타設…베네수엘라 정정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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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장성 反美 차베스 하야 촉구·쿠데타設…베네수엘라 정정 불안

입력
2002.0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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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고차베스(48) 베네수엘라 대통령에 대한 미국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1998년 취임 이래 줄곧 반미기치를 표방했던 차베스 대통령이 미국의 아프간대 테러전을 “무고한 양민학살”이라고 공개 비난한 것을 계기로 워싱턴 정가에서는 차베스 정권에 대한 미국의 인내력이 한계를 벗어났다는 전망이 무성하다. 베네수엘라에는 쿠데타설등이 나돌고 있고 정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쿠데타설은 표면적으로 군 장성을 비롯한 고급 장교들의 잇단 대통령 하야 촉구에서 비롯됐다. 공군 공수항공단 지휘관인 로만 고메즈 루이즈 장군은 25일 기자회견을 통해 “차베스는 실정에 대한 책임을 지고 국가와 군을 위해 사퇴하라” 고 주장했다.

그의 이날 발언은 군 장성으로는 처음인데 앞서 7일에는페드로 소토 대령 등 장교 3 명이 대통령 사퇴를 촉구한 뒤 대통령궁까지 시위를 벌였다.

차베스가 전통적 우방인 미국을 도외시하고 미국이 적으로 간주하고 있는 이라크, 쿠바, 리비아와 급속히 밀착해 베네수엘라 정국을 극단으로 빠뜨렸다고 군부가 비난하는 데는 미국측과 상당 부분 ‘교감’ 이 있으리라는 분석이 있다.

차베스가 지난 해 10월 숨진 아프간 어린이의 사진을 공개 거론, 미국을 극도로 자극하면서 양국 외교 채널은 사실상 마비된 상태다.

이 사건으로 본국에 소환된도나 리나크 주 베네수엘라 미국 대사는 귀임 후 차베스에게 “중요한 문제에 대해 입을 다물라” 고 거친 발언을 쏟아냈고,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다음달 페루리마에서 열리는 안데스 정상회담에 차베스가 참석하는 것을 금지시켰다.

국무부의 한 고위관리는 최근 “차베스가 일을 수습하지 못하면 임기를 채우지 못할 수도 있다”고 그의 중도퇴진 가능성을 거론했다.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도 “야당과 언론에 대한 차베스의 탄압은 민주주의에 위배되며 우리는 어떤 경우에도 민주주의가 확고히 지켜지기를 바란다” 는 입장을 밝혔다.

전문가들은 차베스가 미국의 콜롬비아 반(反) 마약정책을 비난하고 미국이 테러지원국가로 지목했던 국가들을 잇달아 방문함에 따라 심기가 불편해진 미국이 아프간전쟁을 계기로 차베스 정권과 결별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베네수엘라가 미국의 3대 석유수입국 중 하나이고, 경제가 사실상 붕괴상태인 아르헨티나에 이은 베네수엘라의 정정불안이 남미 경제에 초래할 부정적 파급효과 등이 미국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을 주저하게 하는 요인이다.

황유석 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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