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제기랄’에 해당하는 영어단어 ‘fucking’을 넣어 제목을 단 노래 ‘Fucking U.S.A.’가 인터넷 음악사이트(www.soribada.com), 커뮤니티사이트에서 10대, 20대의 호응을 얻고있다.“숏트랙 경기를 보았나”라는 가사로 시작되고 ‘Fucking U.S.A.’라는 후렴구가 민망하게 반복되는 노래다. 아마 현재 인터넷에서 젊은이들의 접속도 1~2위를 차지할 것이다.
국내의 반미감정은 부시 미 대통령의 방한 이후 좀 부드러워졌었다.
그러나 동계올림픽에서 김동성 선수에게 편파판정이 내려진 직후인 지난 주말 이 노래가 즉각 만들어지고 며칠째 호응을 얻는 것을 보면 젊은이들 사이의 반미감정은 다시 고조되고 있는 셈이다.
이 노래에 대한 10대, 20대의 호응을 두고 그들이 거친 노래가사 만큼의 거친 반미감정을 가졌다고는 보지 않는다.
그들은 좀 싫은 일, 싫은 사람을 ‘재수 없어’라고 실제감정보다 강하게 표현하는 언어감각을 가진 세대들이므로 가사를 재미있어 한다고도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노래에 대한 우리 젊은이들의 호응은 세 가지 점서 주목된다.
첫째 과거와 달리 반미주의가 정치 아닌 스포츠에도 뿌리를 두며, 둘째 반미정서가 운동가의 머리가 아니라 평범한 이들의 머리와 가슴에서 나오며, 셋째 그 반미의 줄기와 잎이 이미 생겨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수 많은 사이트의 게시판에 나타나기 시작한 미국적인 상품의 불매운동, 우리국력 키우기 논의는 그런 반미주의 뿌리에서 뻗어난 줄기와 잎이다.
“한국은 과거 동구권처럼 국제스포츠행사에서의 성공을 경제발전의 척도로 여긴다”고 한국을 폄하하는 태도를 보인 미 시사지 타임(www.time.com)과 동계올림픽 심판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주장해온 NBC방송사(www.nbc.com)와 김동성 선수를 극도로 비꼰 방송인 제이 레노(tonightshow10th@nbc.com)에게 항의서한 보내기도 마찬가지이다.
26일 우리 신문들은 뉴욕타임스가 실었던 ‘흥미진진한 스포츠와 분노에 찬 반발’이라는 기사를 소개했다.
대부분 미 언론이 미국선수 감싸안기에 급급했지만 그 기사만은 러시아, 한국, 일본의 판정항의 사실을 제대로 전하고 이번 동계올림픽은 반발 속에서 폐막됨을 알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뉴욕타임스에도 다른 기사나 컬럼에는 동양에 대한 편견, 이른바 ‘오리엔탈리즘’의 관점이 가득하다.
국제정치칼럼을 쓰는 퓰리처상 수상경력의 크리스토퍼 경우, 아프간전쟁은 아프간인들에게 ‘자비로운 전쟁’이었고 여러 나라에서 확인되는 반미주의는 그 나라 집권자가 아니라 전 국민을 상대로 홍보하고 반미감정을 일정량 분출하도록두면 해결이라는 식의 의견을 보인다.
이분법에 의한 반미주의가 아니라 미국 바로보기, 적절한 우리 입장 찾기가 시작되고그 방면의 글과 책과 논의가 더 나와 줄기와 잎으로 뻗었으면 한다.
박금자 편집위원
par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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