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찬스를 최대한 활용하자.”미 하원이 14일 소프트 머니(Soft Money) 모금의 전면 금지를 골자로한 선거자금개혁법안(셰이스-미핸법안)을 통과시키고 상원도 조만간 처리할 것으로 예상되자 공화, 민주 양당이 새 선거자금법안의 발효 전에 소프트머니를 모으기 위해 발을 벗었다.
소프트 머니란 주 단위 또는 그 이하의 자치단체 선거를 위해서나 정당 창설, 투표 참여 독려의 목적을 위해 사용하는 것을 전제로 각 정당이 무제한적으로 모금할 수 있는 돈이다. 그동안 정경유착의 온상으로 비난받아 오다 셰이스-미핸 법안에서 전면 금지됐다.
기업들로부터 막대한 소프트 머니를 거둬 선거때마다 풍족한 정치자금을 사용할 수 있었던 공화당은 폐지에 극력 반대했으나 엔론 사태를 계기로 여론에 힘입은 민주당이 하원에서 일부 공화당원의 반란표에 힘입어 극적으로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어 통과가 확실한데 이 경우 올 중간선거 다음날인 11월 6일부터 법안이 발효될 예정이다.
이 때문에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도 법안 발효전에 미리 정치자금을 비축해 두는것이 차기 대선전에서의 승리를 가름할 것으로 보고 ‘소프트 머니 거두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민주당은 ‘정치자금 모금의 귀재’로 불리는 테리맥콜리프 전국위원회 의장이 전면에 나섰다.
맥콜리프는 최근 그동안 민주당에 자금을 대줬던 ‘큰손’들에게 서한을 보내 “이번 모금의 규모가 백악관 탈환의 성패를 가름한다”며 지원을 호소했다.
민주당은 아직도 인기가 높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내세워 4월 중 뉴욕에서 대규모 모금행사를 갖기로하는 등 최소 3,000만 달러를 모금해 당사를 구입하고 선거 관련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예정이다.
이에 맞서 공화당은 “민주당이 소프트 머니 폐지를 주장하면서도 막판 모금에 나선것은 위선”이라고 비난하면서도 막강한 조직을 총동원해 모금전에 뛰어들었다. 공화당은 다음 달 5일 예정인 하원 연례만찬 행사를 모금 행사 형식으로 치르기로 했다.
이 행사를 주관하는 토머스 레이놀드 의원(뉴욕)은 이미 지난 주부터 전화와 편지를 통해 후원회원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현재 10만 달러 이상을 내놓겠다고 약정한 기업들만도 필립모리스 등 수십개에 이르고 있다.
공화당은 사정이 여의치 않을 경우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활용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워싱턴=윤승용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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