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중재案 '중동평화'새별로압둘라 빈 압둘 아지즈(79) 사우디 아라비아 왕세자가중동 평화의 새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가 다음달 27일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열리는 아랍정상회담에서 발표할 새 중동 평화안 연설문이 17일자뉴욕 타임스에 보도된 이후 미국은 물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아랍국가들이 잇달아 환영의 뜻을 표했기 때문이다.
그의 제안은 이스라엘이 1967년 ‘6일 전쟁’에서 점령한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 동예루살렘에서 철수하고 팔레스타인 독립국가를 승인하면 아랍연맹 22개 회원국이 이스라엘과 동시수교를 통해안보를 보장한다는 게 골자다.
이 제안은 2000년 9월 이후 지금까지 1,000여 명의 희생자를 낸 팔레스타인간 분쟁이 전혀 해결의 돌파구를 찾지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나온 것이어서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압둘라 왕세자가 평화를 위해 팔을 걷어부치고 나선 것은 사우디 내부의 정치 상황 때문이라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9ㆍ11 테러 참사 이후 반미 이슬람 과격파들의 목소리가 커져 정권 안보가 위협에 처한 상황에서 획기적인 평화안으로 이미지를 개선하고 과격파의 기세를 누그러뜨리려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평소 그의 이스라엘에 대한 강경 입장에 비추어 이번 제의는 상당히 파격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압둘라 왕세자는 95년 이복형인 파드 국왕이 뇌졸중으로 쓰러진 이후 내정과 외교를 사실상 총괄하고 있다. 국부(國父)압둘 아지즈 전 국왕의 13번째 아들로 62년부터 사우디 왕가의 보루인 국가경비대 대장을 맡아 지휘하고 있으며 82년 파드 국왕 등극과 동시에 왕세자 겸 부총리에 지명됐다.
매파와 비둘기파의 내분이 심한 이스라엘이 그의 제안을 얼마나 진지하게 받아들일지 주목된다.
이광일 기자
ki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