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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800" 기관장세 시작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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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800" 기관장세 시작되나

입력
2002.0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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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의 매도공세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시장의 전면에 나서자 종합주가지수가마의 벽으로 여겨지던 800선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시장에선 “외국인 대신, 기관들이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있다. 과연 기관의 추진력을믿어도 될까?■기관, 대규모 순매수로 800 돌파

26일 거래소 시장은 미 증시의 상승에 힘입어 급등세로 출발했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5.85%나 상승했다는 소식에 삼성전자를 비롯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몰리면서 지수는 처음부터 800선 위에서 출발했다. 지수는 이후 여세를몰아 한 때 810.43까지 치솟았으나 단기 급등한 데 따른 부담감이 발목을 잡으며 장중 한때 795.42까지 밀리기도 했다. 그러나 기관이 그때마다 지수를 떠받쳐 결국 9.66포인트 오른 801.14로 마감됐다.

시장을 800대에 올려놓은 수훈갑은 국내 기관들. 미 증시의 상승에도 불구하고외국인은 이날 800억원이 넘는 순매도로, 8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개인들도 주가가 오르자 차익 실현에 나서 2,000억원 넘는 순매도를기록했다. 그러나 기관은 이러한 외국인과 개인의 물량을 모두 받아내며 무려 3,000억원이 넘는 순매수로 시장을 지켰다.

이에 대해 시장에선 “우리 증시가 외국인의 손에서 독립된 날”이라며 흥분하기도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장의주도권이 외국인에게 있을 때는 외국인이 사면 지수가 오르고 외국인이 팔면 지수도 내렸다”며 “그러나최근 외국인이 계속 파는 데도 지수가 오르는 것은 이제 장의 주도권이 외국인이 아닌 국내 기관에게 넘어왔다는 증거”라고말했다.

■채권에서주식으로

이처럼 국내 기관들이 대규모 순매수로 전면에 나선 것은 투신권 등으로 자금 유입이이뤄지고 있을 뿐 아니라 채권에서 주식으로 자산운용 비중도 변하고 있기 때문. 투신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22일까지 투신사 주식형 펀드 수탁고는2,292억원 증가한 6조7,121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혼합형 펀드 수탁고도 같은 기간 1조2,408억원이 증가한 44조7,718억원에 달했다.주식형 펀드의 주식 편입 비율이 70%, 혼합형이 30%인 점을 감안하면 투신권의 매수 여력은 이달 들어서만 5,000억원 이상 늘어난 셈이다.

주식형 또는 혼합형 펀드로 자금이 몰려드는 것은 개인들이 경기 회복 및 주식시장 강세에 따라 앞으로는 채권보다 주식투자가 더 유리할 것으로 판단, 채권형에서 주식형 또는 혼합형으로 자금을 옮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외환위기 이후 은행 보험 증권 등의 기관들이 자기자본비율(BIS)을 맞추기위해 주식 편입 비중을 낮췄다가 최근 다시 비중 확대를 시도하고 있는 것도 고무적인 현상으로 지적된다. 이 밖에도 증시 주변에 아직도 40조원안팎의 부동 자금이 대기중이라는 분석도 국내 기관들의 매수 분위기에 일조하고 있다.

■투신으로자금 유입 규모 불투명

그러나 국내 기관을 대표하는 투신권으로의 자금 이동이 아직 본격화했다고 보긴힘든 만큼 투신의 시장 지지력에 과도한 점수를 주기는 이르다는 반론도 나온다. 이미 투신권의 주식 편입 비중이 더 확대하기 힘들 정도로 커져 있고지수 상승에 따른 환매 압력도 커질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대신경제연구소 성진경 연구원도 “기관은 아직 국내시장을 이끌 만한 유동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수익률 게임 차원에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증권사임원은 “원래 지수가 1,000포인트까지 가려면 800선까지는 외국인이 사 주고 800대 이상에선 기관들이사 줘야 한다”며 “투신이 이번에도 이러한 역할을 해 낼 수 있을 지 여부는 결국 시중 자금이 얼마나 투신권 등으로 들어오느냐에 따라 결정될것”이라고 밝혔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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