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철도가 처음 들어온 것은 약 100여년 전의 일이다. 1889년 9월 18일 노량진~제물포 철도가 개통되면서부터 ‘철도시대’가 시작되었다.1900년대 초반 일본 식민지하에서 현재의 철도망 골격이 대부분 이루어졌다.
1960년대 경제개발의 밑거름이 된 철도는 1970년대 이후 경쟁 교통수단인 자동차의 인기로 그 역할이 축소됐으나 1990년대에 들어 고속철도 건설을 논의하면서 철도의 필요성이 부각되었다.
경부고속철도의 개통이 2004년 초로 예정돼 있어 우리는 이제 새로운 철도 시대를 맞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철도산업의 구조개혁으로 철도 종사원들이 파업에 돌입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최근 세계 각 국가들의 철도산업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양상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일이 아니다.
철도산업 활성화의 필요성과 역할을 철도에 대한 세계 각 국가의 움직임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몇 가지 사실을 알 수 있다.
철도산업의 세계적 조류는 20세기 말에 일어난 탈냉전의 소용돌이 속에서부터 출발하고 있다.
탈냉전에 따른 국가간 경계가 경제적 국경으로 바뀌고 난 후 보다 효율적인 수송체계를 갖는 국가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면에서 철도의 활용성에 높은 가치를 두고 있다.
유럽연합(EU)의 경우 철도에 대한 각국의 정책을 통일화하면서 철도의 공동활용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나라도 TCR, TSR과 같은 대륙간 철도의 연결을 논의하게 되었다.
대륙간 철도의 연결이 경제적 가치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러시아, 중국철도와 남북한 철도의 연결에 새로운 부가가치가 주어지고 있다.
다음은 지구환경적인 문제이다. 세계 각국은 일본의 교토(京都)에서 열렸던 지구환경보전 세계회의에서 의결된 내용에 따라 일산화탄소 가스의 배출량을 제한해야 한다.
이 때문에 자동차 교통의 에너지 소비가 높은 국가들은 비상이 걸려 철도산업을 활성화하는 정책을 펴게 되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지금까지 철도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은 시설 낙후와 투자 부족으로 경쟁 수단인 도로보다 속도 등에서 뒤졌고, 수송 과정에서 불필요한 비용이 많다는 점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기존의 철도산업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최소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세계적으로 기존의 철도산업은 대부분 적자 산업이었다는 점이다. 기존의 국가가 직접 운영하거나 공단, 또는 공사로 운영하고 있는 과정에서 많은 적자가 발생되고 있다.
그래서 철도 구조개혁이 강조되고 기존 철도산업의 체제변화를 통해 적자 폭을 줄이고 서비스를 개선해 경쟁력 있는 교통수단으로 다시 태어나고자 한다.
즉 시설은 공공측면에서 담당하되 운영부문은 상업화하자는 것이다. 이러한 철도 구조개혁은 국가의 경쟁력을 높이자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철도는 이처럼 환경 친화적이고 에너지 효율성 측면에서도 뛰어난 수단으로, 또 지구환경보전에 적합한 수단으로 인정 받고 있고 안전면에서도 월등한 교통수단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나아가 우리나라와 같이 좁은 국토에서는 토지소요 면적에서도 도로의 1/2 이하로도 처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21세기 교통시설로 그 활용 가치가 높다.
우리나라 철도는 경부고속철도가 완공되면 세계 5번째 고속철도 보유국가로 21세기를 향한 첨단교통국가가 된다.
당연히 교통시설의 운영도 이제 첨단운영체제로 가야 한다. 첨단 운영체제는 기존의 운영방안이 아닌 시설과 운영을 분리한 철도산업의 구조개혁으로 가능하다.
더 나아가 안전하며 친환경적인 철도교통의 역할을 높이고, 대륙철도의 시발점으로서의 역할을 증대시켜 철도의 르네상스를 이루어야 한다.
철도가 21세기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교통수단이기 때문이다.
서광석 교통개발연구원 철도교통연구실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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