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25일 장중 한때 800선을 돌파한 뒤 바로 미끄러져 내리자 개인투자자들 사이에 “증시가 꼭지를 찍은 것이 아니냐”는 얘기 터져나왔다.그러나 아직 지수가 꼭지라는 신호는 찾기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 다만 지수 800 돌파 시기와 800 이후의 증시전망에 대해서는 긍정론과 신중론이 엇갈리고 있다.
■ 800, 대세 상승ㆍ하락 분수령
우리나라 증시에서 지수 800은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1990년대 이후 지수 800은 1,000포인트로 가는 대세 상승 또는 다시 대세 하락으로 접어드는 분수령이 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1993년11월과 99년6월 등 두차례에 걸쳐 지수는 1~3개월의 조정 끝에 드디어 800선을 돌파한 뒤 1,000포인트까지 치닫는 모습을 보였다.
교보증권 김정표 책임연구원은 “지수가 800대에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는 것은 지수 1,000포인트로 가는 교두보를 확보한다는 의미”라며 “경기 회복과 기업의 영업실적 개선을 기반으로 주가가 본격 상승하는 대세 상승장에 접어들고 있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반면 97년 6월에는 지수 800선 돌파가 무산되며 대세 하락으로 회귀했다. 이 때문에 이날 지수가 장중 801.97까지 치솟은 뒤 이를 지키지 못하고 결국에는 0.52포인트 하락한 791.48로 마감되자 증시 주변에선 800 징크스가 다시 부각됐다.
특히 지난해 9월말 이후 지수가 숨고르기 없이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왔다는 점, 경기 회복 속도에 비해서 주가 상승이 빠르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지수가 800선 위로 올라설 경우 1999년말과 2000년초 800대 위에서 집중 설정된 수익 증권과펀드의 환매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서울증권 김장환 연구원은 “80년대이후 5개월 양봉이 나타난 경우는 93년9월~94년1월을 제외하곤 단 한번도 없었다”며 “당시에도 5개월 양봉 뒤 2개월의 음봉이 있었고 전고점을 돌파하는 데는 7개월의 시간이 필요했다는 사실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시적으로 800선을 넘어설 수도 있지만 중기적인 입장에서 보면 상투를 잡을 수 있다는 얘기다.
■ 800시도 계속될 듯
지수가 이날 800선을 돌파한 뒤 결국 미끄러져 내린 것도 이러한 800선의 의미 및 800선 이후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동양증권 박재훈 차장은 “지수가 800선에서 다시 밀렸지만 크게 빠진 것도 아닌데다 과열 신호도 포착되지 않아 800선 돌파에 대한 시도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800선을 강하게 돌파한 이후엔 조정에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증권 유욱재 수석연구원은 “지수는 당분간 모멘텀을 찾기 힘들다는 점에서 횡보세를 보일 것”이라며 “지수보다는 최근 상대적인 상승률이 낮은 금융, 도소매등 내수 우량주에 대한 순환매에 주목할 때”라고 지적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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