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개발연구원에 의하면 2000년도 교통혼잡비용이 19조 4,5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중 서울 등 7대도시부가 57%를 차지하며 승용차가 35.1%를 점한다.혼잡비용증가율이 GDP증가율보다 훨씬 높은데 주된 원인은 교통체증과 주말여가 교통량의 증가라고 한다.
혼잡비용은 여러 자료와 복잡한 모델에 의해 추정되는 만큼 다소의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그 규모가 엄청나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럼에도 일반인의 반응은 물론, 전문가의 논평도, 정부가 이 문제에 어떻게 대처할 것이라는 언급도 없다.
19조원이라는 숫자가 실감나지 않는 탓일까? 혹 혼잡비용은 숫자장난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
혼잡비용의 약 절반은 시간손실 비용이기 때문에 전액 주머니 돈은 아니라고 주장할 수 있지만 반드시 그렇지 않다.
택시기사, 영업사원, 각종 소상인 등 시간이 곧 돈인 사람도 많다. 그 외 추가로 소모한 유류비나 소모품비는 모두 쌩쌩한 주머니 돈이다.
차를 길에 세워놓고 태워버린 기름이 서울에서만 2억8,000만리터, 돈으로 환산하면 3,700억원, 7대도시를 합하면 무려 9,100억원에 이른다. 이쯤 되면 혼잡비용이 그야말로 단순한 숫자 장난이 아님을 알 수있다.
혼잡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교통기반시설의 확충이나 시설운영의 개선 등이 물론 중요한 과제다. 하지만, 기업체나 지역사회, 시민 각자가 해야 할 일은 없는지도 생각해야 한다.
기업체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혼잡완화에 기여할 수 있다. 부설주차장을 유료화하고 통근버스를 운영하되 장거리운행보다는 근처 지하철역까지의 셔틀버스로 운행횟수를 늘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근처의 다른 회사와 함께 운영하면 더 효율적이다. 대중교통티켓으로만 교통비를 보조하는 방안이나 개인별로 근무시간대를 정할 수 있게 하여 출퇴근 교통량을 분산시키는 방안도 생각하자. 재택근무제도 적극적으로 검토하자.
지역사회 차원에서의 가장 큰 일은 효율적 주차관리와 카풀 활성화일 것이다. 부산시의 경우 차량 1대당 교통혼잡비용이 209만원으로서 전국 최고인데 그 주요한 원인이 도로상의 불법주차 때문이라고 한다.
카풀의 경우 인터넷망을 통해 카풀네트웍을 구성할 수 있다. 지역사회단체가 앞장서서 추진한다면 빠른 시일 내에 활성화가 가능하다.
개인도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할 것이다. 이런 일들은 조금만 노력을 기울인다면 큰 예산이나 제도개선이 없이도 충분히 가능하다.
이상용 교통개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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