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등 공기업 노조가 전면파업에 돌입한 25일,설마했던 교통대란이 현실화했다.전국을 잇는 철도는 사실상 마비상태에 빠져들었고,서울과 수도권 일대에서는 전철 운행이 급감하면서 '출근전쟁'에 이어 오후 6시 이후에는 극심한 '귀가전쟁'이 벌어졌다.■귀가 전쟁
철도노조의 전면 파업으로 수도권전철 운행 간격이 평소보다 배 이상 늘어나면서 전철은 '콩나물 시루'로 변해 승객들의 고통과 아우성이 이어졌다.이날 오후 6시30분부터 신도림역에서는 평소 4~5분 간격으로 운행되던 전철이 15분마다 1대꼴로 길어져 일부 승객은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구로,신도림 등 역 주변에서는 도심으로 진입하거나 안양,시흥 등지로 빠져 나가려는 시민들이 정류장마다 줄을 길게 늘어선 채 버스와 택시를 기다리는 모습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정모(34·회사원)씨는 "가뜩이나 혼잡한 역구내가 파업으로 더욱 혼잡해져 정신이 하나도 없다"며 "내일 출근길이 더 걱정된다"고 말했다.'안전사고'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이날 오후 6시30분께 인천행문이 열리는 순간 승객들이 열차에서 한꺼번에 나오면서 김모(6)군이 전동차와 승강장 사이에 다리가 끼는 사고가 발생했다.
■교통체증
교통량이 많은 월요일인데다 철도 파업으로 시민들의 승용차 출근이 늘면서 시내 곳곳에서 하루 종일 교통체증이 이어졌다.
특히 주요 환승역마다 지하철역 연계버스와 임시증편된 관광버스, 택시 등이 뒤엉켜 시내 간선도로 대부분이 마비됐고 시흥대로와 경인로 등 서울과 수도권도시간 연결도로 통행시간도 평소보다 30분~1시간 가량 더 걸렸다.
이 와중에 수도방위 사령부 예하부대 총기 탈취 사건으로 동호대교와 성산대교 등 18개 검문소에서 검문검색이 실시돼 체증은 더욱 가중됐고, 지각자도 속출했다.
분당에서 여의도까지 출근하는 박수현(朴秀賢ㆍ여ㆍ27)씨는 “평소오전 7시에 승용차로 출발하면 50분 정도 걸리는데 오늘은 2시간 가까이 걸려 회사에 지각했다”고 말했다.
■철도 마비
경부선과 경춘선 등 전국 철도망도 운행 자체가 취소되거나 편수가 크게 줄어 들었다.
평소 70편이던 경부선 하행선이 17편으로줄어든 것을 비롯, 호남선 31편에서 5편, 전라선은 17편에서 2편 등 전체 139편 가운데 32편만이 운행됐다.
이에 따라 서울역에는 오후 늦게까지 승객들의 항의가 빗발쳤고 열차를 타려던 승객들은 관광버스를 이용하거나 공항으로 발길을 돌리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였다.부산에서 아들의 대학졸업식에 참석하러 서울에 왔다 발이 묶인 이모(51·사업)씨는 "오늘 돌아가야 하는데,갑자기 운행 중단이라니 황당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서울역은 오후 6시 이후 대부분 구간의 열차가 끊기면서 일찌감치 한산해졌다.
경춘선의 경우 하행선이 전면 취소되면서 이날 오전 7시45분 출발예정인 태백행 눈꽃열차를이용하려던 예약승객 70여명이 청량리 역장실을 찾아가 격렬히 항의했다.
양정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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