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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과 세상 / 응급피임약 시판 한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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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과 세상 / 응급피임약 시판 한달

입력
2002.0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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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피임약 노레보정이 시판된 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처음에는 국내 시판의 타당성, 윤리성, 인체 유해성을 둘러싸고, 나중에는 전문의약품 승인을 놓고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약이었지만, 의외로 수요는 그리 많지 않은 것같습니다.시판을 맡은 ㈜현대약품 측이 밝히기를 꺼려 몇몇 산부인과에 확인한 결과, 처방전을 내달라고 찾아오는 여성은 그리 많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산부인과 의사만 7명을 둔 한 산부인과 전문병원의 경우 하루 외래환자만 250명이 넘는데 노레보 처방전은 한 달동안 겨우 3차례 발행해 주었다고 합니다.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처럼 폭발적인 구매력을 나타내면서 무절제한 성문화가 권장되는 것은 아닐까 시판 자체에 반대의견을 표명했던 일부 보건의료계의 우려는 일단 접어두게 된 것일까요.

실상은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습니다. 기혼보다는 미혼여성이 응급피임약을 요구하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인 데다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경구피임약이 응급피임약으로 둔갑해 여전히 잘 팔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반 경구피임약을 한꺼번에 많이 복용하면 사후 피임효과를 볼 수 없는 것은 아니나 피임 실패 확률도 상대적으로 높을 뿐 아니라 인체의 호르몬 균형을 깨 지극히 위험할 수 있다고 의사들은 경고합니다.

심지어 처방전없이 노레보정이 버젓이 판매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장중환 산부인과의원 원장은 “무책임하게 약을 팔고 있는 약사나 부작용이나 오ㆍ남용에 대한 뒷감당할 각오를 해야 한다”면서 “청소년이나 여성들의 성교육에 피임법과 아울러 약의 오남용이 얼마나 무서운 상황을 몰고 올 수 있는지 부작용 사례도 반드시 포함시켜야 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송영주기자

yj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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